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예상 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금리 인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심화시키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214.28 포인트(1.88%) 하락한 11,205.61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 지수의 이날 하락폭은 지난 2003년 3월24일 이후 3년2개월여만에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33.33(1.50%) 포인트 하락한 2,195.80을,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역시 21.77 포인트(1.68%) 내린 1,270.31을 각각 기록했다.

거래소 거래량은 28억622만주를, 나스닥 거래량은 23억3천768만주를 각각 기록했다.

거래소에서는 상승한 종목이 659개(19%)에 그친 반면 하락한 종목은 2천641개(77%)에 달했고, 나스닥도 상승 874(27%), 하락 2천206개(69%)의 분포를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미국의 지난 4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월가의 예상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행진이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미 노동부는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0.6% 상승했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CPI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CPI가 0.5%, 핵심 CPI가 0.2% 오를 것이라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보다 높은 것으로, FRB가 금리인상 행진을 계속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5주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불구,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전날 거래가 마감된 뒤 2ㆍ4 회계분기에 주당 54 센트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한 휴렛패커드의 주식이 다우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3.41% 상승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휴렛패커드의 순이익이 주당 49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도 월가의 예상치에 부합되는 순이익을 올렸으나 향후 전망을 보수적으로 제시하는 바람에 주가는 4.99% 하락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