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공천신청자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덕룡 의원의 부인이 액수별로 차별화한 갖가지 과일 주스 상자를 통해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의 부인 김 모씨는 올해 2월부터 서초구청장 공천을 희망하던 한 모씨(구속)의 부인 전 모씨에게 모두 4억3901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 수감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전씨로부터 돈을 받을 때 네 종류의 다른 상자를 통해 돈을 전달받았다.

먼저 2월24일 김씨는 저녁 서울 서초구 자신의 집 앞에서 현금 5000만원이 담긴 홍삼주스 상자를 전씨로부터 넘겨받았다. 전씨는 3일 뒤인 27일에는 배즙상자에 7000만원을 넣어 김씨에게 건넸다.

3월2일에는 6000만원이 들어가 있는 포도주스 상자가 전씨로부터 김씨에게 전달됐다.

포도주스 상자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사용됐다.

한 번은 7000만원이었고,또 한 번은 6001만원으로 액수도 다양해졌다.

김씨는 이후 3월9일 배즙상자를 통해 7000만원을 추가로 받았고,10일에는 또 다른 과일주스 상자를 통해 5900만원을 받았다.

이 같은 금품 전달 광경은 모두 김씨가 사는 아파트 CCTV에 녹화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