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업계 1,2위를 다투는 한솔제지무림제지가 7억원 남짓한 투표용지 시장을 두고 점유율 논쟁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두 회사가 오는 3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서로 더 많은 투표용지를 공급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투표용지는 전체 7억∼9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판독 오류가 절대 없어야 하는 특수용지 성격상 두 회사의 자존심이 걸린 분야다.

논란의 발단은 한솔제지가 제공했다.

한솔제지는 이번 선거에 사용되는 투표용지 752t 중 78%인 590t을 시·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선주문했으며 지금까지 46%인 350t을 실제 수주했다고 11일 밝혔다.

한솔제지는 "올해 첫 진출한 자동개표 투표용지 시장에서 이미 50%에 가까운 물량을 확보했다"며 "선주문 물량을 감안하면 시장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작년까지 투표용지를 독점 공급한 무림제지가 발끈했다.

무림제지측은 "350t을 확보한 것은 우리 회사"라며 "시장이 양분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쪽은 무림제지"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의 진위는 당장 판가름나기 힘들 전망이다.

투표용지를 실제 선택하는 곳은 선관위가 아니라 각 지자체 선관위와 거래하는 인쇄소이기 때문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17일이 지나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논쟁은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측면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