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기업들이 2003년과 200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당초 3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이란 전문가들의 관측과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일본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서 완전 빠져나왔다는 확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요타자동차가 사상 최고 이익을 바탕으로 올해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1조5500억엔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도시바도 올해 2조엔 가량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경상익 놀랍네! ‥ 상장기업, 3년연속 사상최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386개 상장기업(금융업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들 상장기업의 2005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또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20% 늘어나 3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매출액 증가율보다 경상이익 증가율이 높은 것은 지난해 엔화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기업들이 환율 덕을 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지역을 비롯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이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도요타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3.4% 증가한 21조369억엔에 달해 처음으로 20조엔을 넘어섰다.

순이익도 전년대비 17.2% 증가한 1조3721억엔으로 3년 연속 1조엔을 넘었고 4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도요타 외에 혼다 닛산 마쓰다 스즈키 다이하쓰 등도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했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내지 못한 곳은 구조조정이 한창인 미쓰비시자동차와 후지중공업 정도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철강업체와 석유회사,종합상사도 호황을 누렸다.




신일본석유와 비철금속 업체인 스미토모금속광산이 사상 최고 이익을 냈고 섬유업체인 도레이 데이진 클라레 미쓰비시레이온 등도 '사상 최고 클럽'에 합류했다.

실적 호전에 힘입어 일본 증시(닛케이평균주가)도 최근 1년간 52% 급등했다.


"GM 따라잡자" ‥ 도요타, 140억달러 설비투자


도요타는 지난 10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조5500억엔(140억달러)을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설비투자 규모는 당초 자동차 업계의 예상치(120억달러)를 웃도는 것은 물론 도요타 스스로 '정점'이라고 표현했던 작년 투자액(138억달러)보다도 많은 것이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 사장은 이에 대해 "예상 밖으로 수요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도요타와 GM의 설비투자 격차가 자동차 업계 왕좌를 놓고 벌어지는 양사 간 경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GM의 올해 투자규모는 87억달러에 불과하다.

도요타의 투자액은 GM의16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지금 추세라면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최대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도요타가 향후 1~2년 내에 외형에서도 GM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는 최근 해마다 자동차 생산대수를 약 50만대씩 늘리고 있으며 올해 판매목표로 845만대를 잡고 있다.

지난해 920만대를 판매한 GM은 지난 1분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지만 아직까지 올해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또 반도체 업체 도시바가 올해 2조엔가량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1조7000억엔을 신규 공장 건설 및 기타 설비투자에 배정했다.

또 미국의 원자력 발전회사인 웨스팅하우스 지분 51%를 인수하는 데 30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