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렬 GS건설 사장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동맥경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위축된 거래를 터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주택정책과 관련,"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발표된 정부 정책이 정상적인 거래마저 가로막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세를 빼든가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며 "특히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지방의 경우 이 같은 동맥경화 현상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또 LIG손해보험 최대 주주인 구본상씨(구자원 전 LG화재 명예회장의 장남)가 건영을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일각에서 LIG측의 건설업 진출을 위한 신호탄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이번 인수는 건설회사 경영을 위한 것이 아닌 단순한 재무적 투자로 봐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GS건설도 LG그룹을 모태로 만들어진 회사로 별도의 회사가 아니다"라며 "LG,GS,LS,LIG그룹의 모든 계열사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GS와 LG그룹의 구·허씨 가문은 50년이 넘는 동업 관계에서 한 번도 불협화음을 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두 그룹과 가문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며 "연간 1조원 규모의 LG그룹 자체 공사물량 수주가 급격히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사업방향과 관련,"GS건설이 작년에 매출과 수주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지만 시스템경영 정착 등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그룹 관련 공사나 주택 위주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목,해외 플랜트 등의 사업 비중과 수주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해외플랜트 수주와 주택사업에서 대우건설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자체 사업 위주로 수도권은 물론 지방시장 공략을 선도하고 있는 대우건설처럼 도급사업보다는 자체 사업을 계속 발굴해 사업 수익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