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최근 수년 동안 중단했던 회사채 발행을 대규모로 재개하고 있다.

포스코측은 운용자금 마련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발행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채권시장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하기 위한 '실탄확보' 차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0일 50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회사채를 연 5.09%의 이자율(발행수익률 기준)로 발행했다.

앞서 지난 3월 포스코는 3000억원의 5년 만기 회사채를 연 5.20%에 발행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만 회사채 발행을 통해 8000억원을 끌어모은 것이다.

포스코가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2002년 7월 2000억원을 발행한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포스코는 채권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가 연 3%대까지 떨어졌던 2004년에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를 자체 자금으로 모두 상환했었다.

포스코측은 "2001년 발행해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과 석탄 광석 합금철 등 원료구매 결제를 위해 이번에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목적 외에도 포스코가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현금확보 차원에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작년 말 현재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이 3조2500억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단지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 3년여 만에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M&A 방어를 위한 실탄 확보 차원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운용 및 차환자금에 사용하고,기존 사내 유보금은 경영권 방어용 자사주 매입 등에 탄력적으로 운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