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식 상팔자'라고 한다.

자식은 굴레라는 얘기도 많다.

왜 아니랴.아이를 낳고 키우자면 수시로 애간장이 녹는다.

갓난아기 땐 밤새껏 칭얼대 한숨 못자기 일쑤고,걷기 시작하면 언제 어떻게 사고(?)를 칠지 몰라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크면 좀 편해지려나 싶지만 천만의 말씀,갈수록 태산이다.

아무리 그래도 자식을 길러본 사람은 다 안다.

아이가 주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큰지.쳐다만 봐도 방긋거릴 때,어느날 문득 배를 밀다 기고 앉고 서고 걸을 때,처음 엄마 아빠 소리를 할 때,잔뜩 토라져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갔다가도 어버이날이면 "죄송해요,사랑해요"라며 카네이션을 내밀 때 가슴이 어떻게 뭉클해지는지.

자식은 또 가족 사이를 잇는 끈이다.

부부끼리 대판 싸우고 "이젠 정말 끝이야" 하다가도 아이가 한쪽 구석에서 눈치를 보며 풀이 죽어 있으면 억지로라도 마음을 푼다.

한쪽에서 아이 일을 빌미로 말을 붙이면 못이기는 체 대답하고.시댁 및 친정과도 아이를 매개로 전화도 하고 오가면서 정을 나눈다.

아이는 이렇게 삶의 원천이자 가정과 가족의 축복이다.

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애써 낳은 아이의 양육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낳고 싶은데 뜻대로 안돼 힘들어 하는 이들도 있다.

입양은 양쪽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법이자 아기와 양부모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국내의 경우 그런데도 입양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해 총입양아 3562명 가운데 국내 입양아는 1461명으로 해외 입양아(2101명)보다 적다.

'자식은 내 핏줄이라야'라는 의식이 여전한데다 '낳은 자식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나중에 친부모를 찾아가면 어쩌나'걱정돼 꺼리는 탓이라고 한다.

내 핏줄,내 배 아파 낳은 자식도 크면 내 품을 떠난다.

아이를 키우면 책임감 때문에 일도 더 열심히 하고 건강에도 신경 써 수명이 늘어난다고 한다.

11일은 제1회 '입양의 날'이다.

키우면 식성이 닮고 그러다 보면 얼굴과 체형도 닮는다는 게 통설이다.

입양에 대한 생각도 이제 바뀔 때가 됐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