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택' 뒤에 숨은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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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영 < 서울시립대 교수·도시사회학 >
"이미지는 모든 것을 삼킨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세요." "널 이해하기 보다는 느끼고 싶어." 이미지가 난리다.
모든 시대, 모든 사회에서 이미지는 항상 중요했다.
인간의 정보 인식은 기본적으로 시각을 비롯한 감각경험에서 출발되기 때문이다.
그 중 시각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누가 더 이미지 활용에 능수능란한가 하는 점이 승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튼튼하고 정연한 논리로 조리 있게 사실을 정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역사를 반성하는 것은 이성적 논리의 몫이지만, 실제 역사를 움직여온 힘이 이성이었는지는 의심스럽다.
오히려 강렬한 감성적 요소들이 역사상 중요한 변화들을 낳았다.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은 그것을 알 것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더 낮았어도 세계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란 문구를 곱씹을 것이다.
지금까지 전개된 평택 사태를 보면 이미지와 감성적 요소의 동원에 능숙한 쪽은 역시 이 영역에 많은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범대위와 그 지지층이다.
군당국도 이미지 전략을 구사하긴 했었지만 점점 논리적 외형을 띤 서술적 자료와 물리력의 우세함에 더 많은 것을 기대고 있다.
처음 철조망 작업을 하러 들어간 군인들 일부에 군복 대신 체육복을 입게 한 것이나 철조망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들이 무장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은 이미지의 힘을 적극적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즉 상대방에게 '무장군인의 과잉진압' 이미지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대위 측 또한 감성적 이미지 동원과 활용 능력에 뛰어나다.
범대위 측에서 평택 시위 및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에 들고 나타난 피켓 사진에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결/사/저/지" "누구를 위한 미군기지 확장인가" 등의 문구가 반복적으로 보인다.
알리바이까지 갖춘 그럴 듯한 이미지 전략이다.
이 피켓들을 보는 많은 사람들은 자칫 남한 내 미군기지가 전반적으로 확장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당국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총 7320만평 58개소에 달하는 남한 내 미군주둔지역은 기지 이전계획이 완료되는 2008년에는 2515만평 24개소로 축소될 예정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국내 미군기지 면적이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의 한가운데를 차지했던 용산 기지가 반환된다.
그 이전 대상지로 정해진 곳이 평택이다.
범대위 측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용산 기지 반환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주장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범대위 측은 또 자신들이 미군철수 주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보다는 지역 농민의 생존권 보호가 목표라고 했다.
이후 보상금액이 보도되자 다시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물질 만능주의적 작태"를 비난하고 나섰다.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단지 여기서 살겠다는 것이고 우리 땅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자연환경 파괴를 비난하는 환경단체들까지 가세했다.
하나 하나 떼어서만 보면 수긍이 갈 법하다.
하지만 문제는 전체적 맥락과 실질적으로 정해진 아젠다가 뒤에 숨는다는 점이다.
범대위를 지지하는 한 언론의 기사가 그것을 슬쩍 비쳐주었다.
"대추리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반대운동과 맞물려 갈 것으로 시민 노동단체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시 시작된 서울 광화문 촛불시위에다… 비상 시국회의 및…'대추리 전쟁'은 대추리 밖에서도 연일 이어질 전망이다." 감성은 이성의 반대말이 아니다.
평택은 논리와 이미지의 싸움이 아니다.
이미지의 뒤에는 그것을 지휘하는 논리가 있다.
논리들 사이의 전면전이다.
"이미지는 모든 것을 삼킨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세요." "널 이해하기 보다는 느끼고 싶어." 이미지가 난리다.
모든 시대, 모든 사회에서 이미지는 항상 중요했다.
인간의 정보 인식은 기본적으로 시각을 비롯한 감각경험에서 출발되기 때문이다.
그 중 시각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누가 더 이미지 활용에 능수능란한가 하는 점이 승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튼튼하고 정연한 논리로 조리 있게 사실을 정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역사를 반성하는 것은 이성적 논리의 몫이지만, 실제 역사를 움직여온 힘이 이성이었는지는 의심스럽다.
오히려 강렬한 감성적 요소들이 역사상 중요한 변화들을 낳았다.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은 그것을 알 것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더 낮았어도 세계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란 문구를 곱씹을 것이다.
지금까지 전개된 평택 사태를 보면 이미지와 감성적 요소의 동원에 능숙한 쪽은 역시 이 영역에 많은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범대위와 그 지지층이다.
군당국도 이미지 전략을 구사하긴 했었지만 점점 논리적 외형을 띤 서술적 자료와 물리력의 우세함에 더 많은 것을 기대고 있다.
처음 철조망 작업을 하러 들어간 군인들 일부에 군복 대신 체육복을 입게 한 것이나 철조망 경계근무를 서던 군인들이 무장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은 이미지의 힘을 적극적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즉 상대방에게 '무장군인의 과잉진압' 이미지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대위 측 또한 감성적 이미지 동원과 활용 능력에 뛰어나다.
범대위 측에서 평택 시위 및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에 들고 나타난 피켓 사진에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결/사/저/지" "누구를 위한 미군기지 확장인가" 등의 문구가 반복적으로 보인다.
알리바이까지 갖춘 그럴 듯한 이미지 전략이다.
이 피켓들을 보는 많은 사람들은 자칫 남한 내 미군기지가 전반적으로 확장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당국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총 7320만평 58개소에 달하는 남한 내 미군주둔지역은 기지 이전계획이 완료되는 2008년에는 2515만평 24개소로 축소될 예정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국내 미군기지 면적이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의 한가운데를 차지했던 용산 기지가 반환된다.
그 이전 대상지로 정해진 곳이 평택이다.
범대위 측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용산 기지 반환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주장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범대위 측은 또 자신들이 미군철수 주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보다는 지역 농민의 생존권 보호가 목표라고 했다.
이후 보상금액이 보도되자 다시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물질 만능주의적 작태"를 비난하고 나섰다.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단지 여기서 살겠다는 것이고 우리 땅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자연환경 파괴를 비난하는 환경단체들까지 가세했다.
하나 하나 떼어서만 보면 수긍이 갈 법하다.
하지만 문제는 전체적 맥락과 실질적으로 정해진 아젠다가 뒤에 숨는다는 점이다.
범대위를 지지하는 한 언론의 기사가 그것을 슬쩍 비쳐주었다.
"대추리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반대운동과 맞물려 갈 것으로 시민 노동단체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시 시작된 서울 광화문 촛불시위에다… 비상 시국회의 및…'대추리 전쟁'은 대추리 밖에서도 연일 이어질 전망이다." 감성은 이성의 반대말이 아니다.
평택은 논리와 이미지의 싸움이 아니다.
이미지의 뒤에는 그것을 지휘하는 논리가 있다.
논리들 사이의 전면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