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씨병 원인 밝혀냈다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 노인성 난치병인 파킨슨씨병이 생기는 원인 유전자의 기능을 완전히 밝혀내 이 병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었다.

정종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43)팀은 바이오 벤처기업 제넥셀(대표 김재섭)과 공동으로 파킨슨씨병이 파킨(Parkin)과 핑크1(Pink1)이라는 유전자가 망가지면서 결과적으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지 못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초파리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씨병의 치료 및 진단시약 개발을 크게 앞당겼으며 나아가 1조원 규모의 세계시장 진출도 가능해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정 교수는 이 유전자들은 세포킬러 효소(JNK)를 조절하는 역할을 갖고 있어 이들이 파괴되면 세포킬러 효소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세포킬러 효소는 곧바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를 죽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금까지 파킨슨씨병은 도파민 분비가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특히 파킨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되살릴 경우 파킨슨씨병 관련 증상을 정상에 가깝게 돌릴 수 있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파킨슨씨병 치료제 개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올려 1년 이내에 세계시장을 주도할 획기적인 개념의 파킨슨씨병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4일자 인터넷판에 실렸으며,연구 성과는 제넥셀에서 특허를 출원했다.

한편 이번 실험에 초파리를 쓴 이유에 대해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여러 유전자들이 초파리에 매우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이라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