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급팽창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와 달리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도 중국 일본 등 탄탄한 경제 성장과 회복세를 지속 중인 곳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 자산의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국내외 분산 투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지적된다.

○해외펀드 시장은 '빅뱅 중'

해외펀드 보유 자산은 2003년 말 4.2조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4년 말 6.9조원,2005년 말 10.8조원으로 늘었고 지금은 17.8조원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 7조원이 불어났다.

최근 2년(2004~2005년)간 해외펀드 자산 증가액 6.6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1년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점을 감안하면 해외펀드 선호 현상을 뚜렷이 알 수 있다.

4월 중(1~25일) 해외 펀드에는 1조5000억원 안팎의 돈이 들어왔지만 국내 주식형에서는 2000억원 정도가 빠져나갔다.

코스피 지수가 1400대로 올라서자 차익 실현을 위해 환매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의 판매액도 고공비행 중이다.

미래에셋자산과 슈로더투신은 각각 9210억원과 9017억원의 돈을 끌어모아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PCA 미래에셋투신 삼성 대투 피델리티 도이치 신한BNPP 등도 5000억원 이상 판매했다.

○해외 유명펀드 상륙 잇따라

해외 뮤추얼펀드는 260여개가 판매되고 있다.

피델리티 메릴린치 슈로더 템플턴 UBS HSBC 푸르덴셜 등 웬만한 운용사는 전부 들어와 있다.

지난주에도 M&G와 소시에떼제네랄(SGAM)이 상품 설명회를 갖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M&G 그룹은 전 세계 520개 글로벌 주식형펀드 중 수익률 2위(최근 3년 기준)인 '글로벌 베이직스'를 포함한 3개 펀드를 지난주부터 판매 중이다.

소시에떼제네랄도 여의도 63빌딩에서 펀드 론칭 세미나를 가졌으며 올해 50개 펀드를 들여올 방침이다.

해외펀드 투자는 주식형에 집중되고 있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해외 뮤추얼펀드의 67%가 주식형이며 채권형은 23%"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품 구색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대투증권 강창주 상품전략본부장은 "UBS의 대표 채권 펀드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미국의 유명 채권펀드 출시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단기과열 경계 목소리도

우리 증시의 속도 조절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펀드는 훌륭한 투자 대안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해외 뮤추얼펀드의 지역별 최근 3년 평균수익률(달러화 기준)은 인도 402%,남미 316%,유럽 이머징마켓 315%,중국 192%,일본 133%에 달한다.

하지만 해외펀드 투자 열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 상무는 "국내외 자산 배분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겠다는 생각보다 인기지역 집중 투자로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투기 자금도 많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펀드 수익률이 급락할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호 금융감독원 자산운영감독국장도 "해외펀드 투자 활성화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투자 위험을 잘 알려주지 않는 일부 판매 행태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