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경상수지 흑자기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국제수지동향에 따르면 3월중 경상수지는 3억7000만달러의 적자로,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 1분기에만 경상수지 적자가 이미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배당금 송금이 많이 늘어나는 등의 요인(要因)이 크게 작용했다는 한은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경상수지가 이처럼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결코 예사로운 상황이 아니다.

초고유가와 환율 급락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탓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게다가 중국 인민은행은 대출금리를 1년6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0.27%포인트 인상,과열경기 진정을 위한 긴축조치에 들어간 것도 크게 부담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당장 우리 증시가 어제 폭락한데서도 알 수 있듯,주력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위축되고 교역조건도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한은이 올해 목표로 잡은 경상수지 160억달러 흑자 달성은커녕 최악의 경우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내수부진 속에서 그나마 성장을 견인해 온 대외부문마저 흔들리면서 경기가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정부당국은 경각심(警覺心)을 갖고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면밀하게 분석해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환율이나 유가변수만으로도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피하기 어려운 위기상황인 만큼 당국은 섣부른 낙관론을 되풀이할 때가 아니라는 점부터 명심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