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가장 넓은 땅이요,아버지는 가장 높은 산.부모님의 속 깊은 마음은 아무리 몸을 낮춰도 다 볼 수 없다.

드높은 정신도 마찬가지.몇 번이나 까치발로 솟아도 마저 보지 못한다.

'그대로 계세요 어머니 아버지'(김숙 외 지음,김선규 사진,북뱅크)는 이 땅의 모든 부모에게 드리는 딸들의 사랑편지다.

소설가,시인,수필가,의사,시골 보건소장,공예작가,여자 택시운전기사,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딸 19명이 세상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바치는 연서이자 고해성사록이다.

그냥 가정의 달에 맞춰 나온 기획물이 아니라 시인 천양희씨의 표현처럼 '세상의 딸들이 울음으로 쓴 영혼의 반성문'이다.

그래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에 좋다.

책갈피를 물들이는 들꽃 사진도 애잔하다.

1부에는 팔순 노모의 일상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중년의 딸,항암치료 중 새 옷을 걸쳐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사이가 나빴던 지난 세월을 반성하며 새롭게 사랑을 확인하는 딸 등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2부에는 손톱을 깎아주거나 슬픔을 속으로 삼키는 아버지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255쪽,95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