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이 2004년 주식시장을 강타한 차이나쇼크의 악몽을 부활시켰다.

28일 중국 정부가 급증하는 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긴축 정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코스피지수는 35포인트 이상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긴축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中 금리인상 충격, 증시 강타 =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15분 현재 중국 금리인상 충격으로 인해 전일대비 35.55포인트(2.45%) 하락한 1,416.98를 기록 중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급증하는 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1년 대출금리를 기존 5.58%에서 5.85%로 0.27%포인트 인상한다고 전날 장 마감 이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1.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10.2%를 기록하자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주식시장에 단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2004년 4월 차이나 쇼크를 경험한 주식시장이 긴축 정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게다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는 2004년 4월 말 불거진 중국 긴축 우려로 한달새 200포인트 이상 폭락한 바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 금리인상이라는 돌발 변수에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사태와 고유가, 환율 하락 등으로 내재된 불안심리도 함께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철강.화학.기계 업종 '직격탄' = 중국의 금리인상으로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철강과 화학, 기계 등의 업종이 이날 직격탄을 맞았다.

이 업종들은 2004년의 차이나쇼크 때도 다른 업종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POSCO[005490]가 전일대비 4.73% 하락한 것을 비롯해 동국제강, 동부제강,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주는 5~7%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SK[003600], S-Oil[010950] 등 정유주도 각각 1.85%, 2.30% 하락했으며 LG화학, 호남석유, 한화석화 등 석유화학주도 각각 3.30%, 3.97%, 3.40%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전일대비 8.42% 급락한 1만7천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긴축강도 떨어져..단기충격에 그칠듯" = 하지만 2004년과 달리 중국 정부가 경제 전반에 대한 긴축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일부 과열 업종에 대한 투자억제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중국 전문가인 주희곤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4년에는 경기가 이미 과열된 상황에서 강력한 긴축 정책을 도입했다면 이번 금리인상은 사전 예방조치로 오히려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연구원은 또 "2004년 10월에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함께 올렸지만 이번에는 대출금리만 소폭 인상했다"며 "향후에도 위안화 절상을 비롯한 추가적인 긴축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오 연구위원도 "이번 조치를 강력한 긴축으로 보기 어렵고, 금리인상폭도 크지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철강, 화학, 기계 등 중국 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보다는 금융, 통신, 소비재 등 해외 변수에서 자유로운 내수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