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수출 기업들은 이미 출혈 수출을 하고 있으며 환율이 달러당 907.0원까지 떨어지면 수출 자체를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6일 원·달러 환율은 946.50원으로 마감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30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환율변화에 따른 수출기업 애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들은 환율 손익분기점 수준을 달러당 985.8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환율이 달러당 950원 선 밑으로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은 적자를 보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수출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환율 적정수준으로 달러당 1015.7원이라고 답했으며 907.0원(대기업 905.2원,중소기업 908.0원) 밑으로 떨어지면 아예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응답했다.

응답기업들은 '원화절상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50.2%가 올 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고,내년 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도 11.3%에 달했다.

특히 기업들은 올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평균 918.1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9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도 27.0%에 달했다.

931~940원이라는 응답이 30.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900원 이하라는 응답이 27.0%,911~920원이라는 응답이 17.1%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지난 1분기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1개사당 평균 5억5000만원의 매출액 손실과 2억6000만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봤지만 환율하락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한 기업은 4.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의 65.3%가 원화절상 대책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대책을 수립한 경우도 주로 '수출가격 전가(31.4%)''은행의 선물환 구입(21.0%)''환율변동 보험(14.3%)' 등에 그쳐 정부차원의 보다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은 원화절상과 관련한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환율변동 속도와 폭의 적정한 조절(46.8%) △세제 금융 등 수출지원책 강화(23.0%) △원화의 국제결제 통화격상 노력(13.5%) 등을 꼽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