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재 삼아 누리꾼은 기발한 착상에 찬사

싸이(29)의 월드컵 응원가 '위 아 더 원(We Are The One)' 뮤직비디오가 21일 공개 직후 희비가 교차했다.

북한을 소재로 한 이 뮤직비디오는 누리꾼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지상파 방송사로부터는 방송불가 및 심의보류 판정을 받았다.

7분짜리 뮤직비디오인 '위 아 더 원'은 2010년 월드컵, 북한 축구 대표팀의 본선 진출이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에서 시작된다.

북한이 응원전을 위해 '선동'에 일가견이 있다고 알려진 남한의 가수 싸이를 납치하고 싸이와 닮은 북한의 박재상 요원을 가수로 훈련시켜 남파한다는 내용.
싸이 특유의 기상천외한 발상을 담은 뮤직비디오가 싸이의 공식홈페이지(www.psypark.com)와 벅스, 멜론, 맥스MP3 등의 온라인 음악사이트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네요'(malgumi), '싸이 최고 역시 국민가수입니다'(minha802), '싸이는 애국자! We are the one!'(ejooje) 등의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심의 결과 난색을 표했다.

'위 아 더 원' 뮤직비디오에 대해 KBS는 심의를 통과시켰으나 MBC는 방송불가, SBS는 두 장면의 수정을 요청하며 심의 보류 판정을 내렸다.

MBC는 북한에서 남하한 가짜 싸이가 명동에서 게릴라 공연을 하는 장면에서 거리 간판이 간접 광고라고 지적했다.

SBS는 북한의 여성이 싸이의 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자 당국에 체포돼 끌려가는 장면 수정과 함께 명동 거리 공연 때 간판 글씨를 흐릿하게 처리하도록 요청했다.

싸이의 소속사인 야마존뮤직은 "SBS에는 두 장면을 수정해 재심의를 넣을 계획이며 MBC에 대해선 수정할 부분이 많아 재심 신청 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차은택 감독이 연출한 이 뮤직비디오에는 그룹 god의 김태우가 남파공작원 훈련소 조교, 개그맨 윤택이 인민무력부 고위간부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