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치료제 타미플루 개발한 在美 김정은 박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AI 치료제 타미플루 개발한 在美 김정은 박사
"인생을 재미없게 살아 온 게 타미플루 개발의 성공배경이 됐으며 그게 또 바람직하게 사는 길이라고 믿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그는 살아오며 담배는 피워본 적이 없고 술도 마시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 미국에서 일반인이 흔하게 즐기는 골프도 치지 않는다는 것. 이런 '재미'를 뺀 모든 것인 '연구'가 바로 그의 인생이라고 했다. 그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7시면 어김없이 회사로 출근한다. 길리아드에서 가장 빠르다. 틈이 날 때 그가 유일하게 즐기는 것은 매주 나오는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를 읽는 것.
"이공계 연구자나 엔지니어들은 일이 취미이자 놀이가 돼야 해요. 재미있는 것 다 해보고 어떻게 연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다보면 돈이나 명예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지요." 그는 과학자를 꿈꾸는 한국의 청소년들도 이런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재일교포 2세.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 화학과와 대학원을 나왔다. 서울대 약대에 편입,1년간 한국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 뒤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에서 노벨상수상자인 코레이 교수 밑에서 포스트닥(박사후 과정)을 지냈다.
"포스트닥을 할 때 박호군 박사(전 과기부 장관),김충섭 박사(전 한국화학연구소장) 등 한국에서 온 과학자들과 친하게 지냈어요. 한국 신약연구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됐지요."
김 박사는 이 후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사에 들어가 21년 동안 신약 연구에 매달렸으며 여기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한다. 김 박사가 길리아드사로 옮긴 것은 1994년. BMS에서 함께 일한 존 마틴이 길리아드를 창업하면서 같이 일할 것을 제안해 응했다. 길리아드는 2000년까지만 해도 매출 2억달러 규모에 불과한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2001년 타미플루 개발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면서 창립 5년 만에 매출 20억달러 회사로 급성장했다. "당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가 흡입형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먹기 불편한 흡입형보다는 먹는 알약으로 만들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지요." 현재 타미플루는 전 세계 AI치료제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타미플루를 개발하기 전과 개발한 후의 생활에 대해 "내 심성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반문한 뒤 단지 타미플루가 전 인류 5000만명에게 도움이 됐다는 얘기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박사는 한국의 신약개발 노력과 관련,"신약을 만드는 데는 기초연구가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프런티어 사이언스에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원천기술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도 이제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내놓을 만큼 연구 수준이 궤도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글=오춘호ㆍ사진 김영우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