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통신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KT는 '21세기의 불운한 종목'으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KT 주가는 21세기를 목전에 앞둔 1999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8일 17만9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0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난 현재 주가는 3만9900원(2006년 4월13일 종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런 KT에 대해 요즘 부활한다는 목소리가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선통신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둔화된 데다 이를 돌파할 대안을 찾지 못했고,정부의 규제 리스크마저 더해져 지금 주가는 밸류에이션상 역사상 최저인 상태"라며 "그러나 최근 들어 환경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IP(인터넷)TV와 와이브로서비스는 향후 KT 재도약의 양날개가 될 것"이라며 "성장정체를 벗어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해 제공되는 양방향 TV로,현재 KT가 상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방송계의 반대로 서비스가 늦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IPTV는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정 연구위원은 "KT의 IPTV 상용화 능력과 8조원이 넘는 투자여력 등을 감안하면 이 부문 매출액은 2009년께 5610억원,2010년에는 8350억원으로 급증해 KT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달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가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도 유·무선 통합서비스란 측면에서 상당히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T 목표주가를 5만원에서 5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 규제환경도 긍정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노미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통신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통부의 규제정책은 KT와 같은 선발업체에 불리했던 비대칭 규제를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 연구원은 그러나 "초고속인터넷 경쟁 심화로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며 "KT는 단기 모멘텀보다는 중·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