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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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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출할 때 간식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라면이다.

    쫄깃쫄깃한 면발에 매콤한 국물을 마시고 난 뒤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은 어느 식품 못지 않다.

    해외 여행을 떠날 때도 라면은 빠지지 않는다.

    라면의 맛은 곧 고국의 맛과 향수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쯤되면 '라면없이는 못 살아'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라면이 지금은 대중식품으로 이토록 사랑을 받지만 처음 등장한 1963년 당시엔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광고를 하고 여기저기서 시식회를 하면서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는데,결정적인 계기는 밀가루 음식을 권장하는 '분식장려운동'이었다.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큰 곤란을 겪던 정부로서는 라면이 서민들의 끼니를 때우는 대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각별한 사랑 속에 성장을 거듭하던 라면은 공업용 우지(牛脂)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라면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심지어는 비누를 끓여서 라면을 튀긴다는 루머가 돌아다닐 정도였다.

    8년 뒤 우지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명났지만 이 오랜기간 동안 업체와 소비자들이 겪은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도 라면에 대한 근거없는 루머들이 많다.

    면을 튀기는 기름이 어떻다느니,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느니 하는 것 등이다.

    '라면사랑'이 극진하기에 라면에 대한 어떤 소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불합리한 얘기들이 없지 않다.

    라면에 대한 논란 중에는 영양결핍을 문제삼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마침 서울에서 세계라면총회가 열리고 있다. 총회에 참석한 안도 모모후크 닛신(日淸)식품 회장은 "내 나이 97세에도 골프치고 등 푸른 생선 뼈째 먹을 정도로 튼튼한 치아를 가진 것은 매일 점심을 라면으로 먹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창시자다.

    특히 우리나라 라면은 그 맛이 좋기로 소문 나 있다.

    라면의 영양성을 검증받고 아울러 불신을 씻는 총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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