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는 혹시 모르겠다.

50대 이상 치고 학창 시절 취미란에 '독서'라고 써넣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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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이라고 적은 이가 있다면 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음에 틀림없다.

TV는커녕 FM라디오도 흔치 않던 때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건 운동장에서 뛰거나 책을 읽는 게 거의 전부였다.

지금은? 한글도 배우기 전에 TV와 컴퓨터,게임기 앞에 앉으니 책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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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책만 읽고 있으면 무조건 대견해 하던 예전 부모들과 달리 요즘 부모들 중엔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공부하는데 방해된다며 학습서 외에 다른 책은 읽지 못하도록 하는 이도 적지 않다는 마당이다.

안그래도 보습학원에 다니랴,영어 배우랴,피아노와 태권도 익히랴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판이니 입시와 상관없는 소설이나 수필집 시집을 읽는 건 꿈도 꾸기 어렵다.

이러니 책이라곤 유아용 그림책과 직장인용 자기계발서만 팔리고 청소년들이 읽음직한 문학이나 교양 서적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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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널려 있어도 독서의 힘은 변하지 않는다.

고(故) 정주영 회장은 자서전 '이땅에 태어나서'에서 '소학교밖에 졸업 못했어도 평생 '좋은 책 찾아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첫째 가는 스승이 부모님이셨다면 둘째 스승은 책읽기였다'고 적었다.

독후감 부담 없이 수업 시작 전 10분동안 마음대로 책을 읽게 하는 '10분 아침독서 운동'이 전국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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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경우 지난해 4월 시교육청이 앞장선 결과 초·중·고 404개 학교중 402곳이 참여함으로써 도시 전반에 독서 붐이 일어났고,경기도와 광주 등 다른 지역 초등학교에서도 적극 권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논술 때문에 온통 난리법석이지만,쓰기는 읽기에 달렸다.

읽어야 어휘가 늘고,표현의 다양성을 배우고,비유의 매력을 터득한다.

읽어야 같은 상황을 어떻게 달리 전달하는지 깨닫고,앞뒤의 논리를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지 안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면 쓰기는 저절로 된다.

아침독서,10분이라도 좋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