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식품기준청(FSAI)이 한국산 농심 라면 등 일부 제품에 대해 방사선 처리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때 판매 금지 처분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FSAI는 지난달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보고서를 통해 농심의 해물탕면, 삼양의 짜짜로니와 해물파티 등 3개 제품이 원료에 방사선 처리를 했으나 제품 포장에 이를 표기하지 않아 유럽연합(EU)의 식품 표기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ASI는 해당 제품에 대해 수거 및 판매 금지 처분을 내렸으며, EU 집행위원회와 다른 회원국들에게도 긴급경보시스템을 통해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FSAI 검사 결과 해물탕면은 양념 수프, 짜짜로니와 해물파티는 건조야채에서 각각 방사선 처리 양성반응이 나왔다.

FSAI는 자국에서 판매 중인 국수류 제품들이 유럽연합의 방사선 처리 라벨 규정을 잘 지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11월 더블린의 슈퍼마켓 3곳과 중국 및 아시아계 상점 3곳에서 구입한 55개 국수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앞서 영국 식품기준청도 지난해 6월 신라면, 짜파게티 등 농심 제품들에 대해 방사선 처리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FSAI는 방사선 처리가 해당 식품의 안전성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식품 원료들을 왜 방사선 처리했는지, 적당한 조건과 적당한 시설에서 방사선 처리를 했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심측은 "아일랜드에서 논란이 된 제품은 지난해 6월 이전에 수출된 제품으로, 작년 6월께 영국에서 논란이 있은 직후 아일랜드에 대해서도 수출을 중단했다가 유럽 분석기관의 확인을 거쳐 올해 3월부터 수출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농심측은 또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는 아예 방사선 처리한 원료는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작년 영국에서 논란이 됐을 때 즉각 영국 식품기준청과 협의에 들어가 분석방법과 결론 도출 등에 대해 서로 견해차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후 우리는 영국 검사기관 검사에서 합격한 제품만 수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측은 "우리가 원재료를 납품받은 이후에 방사선 처리하는 것은 없으며,납품 이전에 원재료가 방사선 처리됐더라도 여러 검사 과정 등을 통해 걸러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나아가 이번 보도와 달리 그간 아일랜드측으로부터 판매 금지 등의 조치를 통보받은 적이 없어 수출을 계속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고형규 기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