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원화절장 긍정론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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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연초 이후 잠잠하던 외환시장이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달러화 약세 재개 가능성 등과 맞물려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위안화 강세에 속도가 붙는다면 이는 강력한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수년간 원화 절상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과 채산성 측면에서 압박받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환율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나오고 원화 강세에 대한 긍정론마저 힘을 얻어가고 있어 우려되는 바가 크다.
첫째,기업들이 환율 하락의 고통을 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외환위기 이전 달러당 800원 수준도 견뎌냈는데 지금은 900원대 중반이니 훨씬 나은 상황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외환위기 이전 원화의 고평가가 경상수지 적자를 급격히 확대시켜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단순한 원·달러 환율보다 더 의미 있는,주요 교역상대국의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는 현재 원화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훨씬 절상된 수준이라는 점이다.
둘째,양극화 해소를 위해 원화강세가 바람직하다는 논리다.
원화약세 시 대기업이 이득을 보고 중소기업은 이득 본 것이 없기 때문에 원화강세가 양극화를 완화시킨다는 논리다.
설혹 원화약세로 대기업이 더 이득을 본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원화강세가 중소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환경을 악화시켜 모두를 어렵게 만들자는 것과 다름없는 위험한 주장이다.
실제로 원화가 12% 가까이 절상된 지난해 사상 최대로 2100여개의 중소기업이 수출시장에서 도태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2004년 35.6%에서 32.4%로 낮아졌다.
셋째,원화절상이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물가수준을 낮춤으로써 내수가 커진다는 주장이다.
언뜻 일리있어 보이고 실증적으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만 과연 현 시점에서 이 논리가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낮은 현 상황에서 원화절상이 오히려 수출에 부담을 주고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악화시켜 내수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회복세의 둔화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는 데에도 환율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넷째,여전히 두자릿수의 수출 증가율이 기록되는 등 우리나라 수출에서 환율이 더 이상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부품소재의 수입의존도도 높고 기업들의 생산성이 크게 좋아져 원화 절상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외양상 수출 호조는 기업들이 환율 하락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하지 못한다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다.
더 이상의 절상은 가격 전가 여력이 없는 우리 기업들에 울며 겨자 먹기식 수출을 강요함으로써 수출을 포기하는 기업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버겁게 수출 증가율이 유지되는 가운데 수입이 크게 늘면서 원화절상의 경상수지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어차피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외환시장은 충분히 크고 정보 역시 충분히 반영되는 '효율적인 시장'은 아닌 듯싶다.
예컨대 원화의 절상요인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절하요인에는 둔감한 비대칭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구조적인 이유로 환율이 움직인다면 그 흐름은 어쩔 수 없다 해도,원화절상의 긍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듯한 분위기는 환율과 우리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기업들은 원화의 실질적인 절상률과 달러화로의 결제통화 집중,환율 전가의 어려움 등 측면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
경상수지와 환율간의 자동조정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자본수지 흑자에 대한 대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초 이후 잠잠하던 외환시장이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달러화 약세 재개 가능성 등과 맞물려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위안화 강세에 속도가 붙는다면 이는 강력한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수년간 원화 절상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과 채산성 측면에서 압박받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환율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나오고 원화 강세에 대한 긍정론마저 힘을 얻어가고 있어 우려되는 바가 크다.
첫째,기업들이 환율 하락의 고통을 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외환위기 이전 달러당 800원 수준도 견뎌냈는데 지금은 900원대 중반이니 훨씬 나은 상황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외환위기 이전 원화의 고평가가 경상수지 적자를 급격히 확대시켜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단순한 원·달러 환율보다 더 의미 있는,주요 교역상대국의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는 현재 원화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훨씬 절상된 수준이라는 점이다.
둘째,양극화 해소를 위해 원화강세가 바람직하다는 논리다.
원화약세 시 대기업이 이득을 보고 중소기업은 이득 본 것이 없기 때문에 원화강세가 양극화를 완화시킨다는 논리다.
설혹 원화약세로 대기업이 더 이득을 본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원화강세가 중소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환경을 악화시켜 모두를 어렵게 만들자는 것과 다름없는 위험한 주장이다.
실제로 원화가 12% 가까이 절상된 지난해 사상 최대로 2100여개의 중소기업이 수출시장에서 도태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2004년 35.6%에서 32.4%로 낮아졌다.
셋째,원화절상이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물가수준을 낮춤으로써 내수가 커진다는 주장이다.
언뜻 일리있어 보이고 실증적으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만 과연 현 시점에서 이 논리가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낮은 현 상황에서 원화절상이 오히려 수출에 부담을 주고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악화시켜 내수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회복세의 둔화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는 데에도 환율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넷째,여전히 두자릿수의 수출 증가율이 기록되는 등 우리나라 수출에서 환율이 더 이상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부품소재의 수입의존도도 높고 기업들의 생산성이 크게 좋아져 원화 절상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외양상 수출 호조는 기업들이 환율 하락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하지 못한다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다.
더 이상의 절상은 가격 전가 여력이 없는 우리 기업들에 울며 겨자 먹기식 수출을 강요함으로써 수출을 포기하는 기업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버겁게 수출 증가율이 유지되는 가운데 수입이 크게 늘면서 원화절상의 경상수지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어차피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외환시장은 충분히 크고 정보 역시 충분히 반영되는 '효율적인 시장'은 아닌 듯싶다.
예컨대 원화의 절상요인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절하요인에는 둔감한 비대칭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구조적인 이유로 환율이 움직인다면 그 흐름은 어쩔 수 없다 해도,원화절상의 긍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듯한 분위기는 환율과 우리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기업들은 원화의 실질적인 절상률과 달러화로의 결제통화 집중,환율 전가의 어려움 등 측면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
경상수지와 환율간의 자동조정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자본수지 흑자에 대한 대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