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9단 같은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특히 이창호9단의 겸손함을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제주도 출신의 첫 프로기사가 탄생해 제주도 바둑계가 기쁨에 들썩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17세인 고주연양.


현재 세명컴퓨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고양은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지난달 26일 벌어진 3회차 연구생 리그에서 내신성적 331점을 획득,1위로 입단의 관문을 뚫었다.


6세 때 허장회9단의 바둑교실에서 처음 바둑을 배운 고 초단은 이후 김원7단을 거쳐 김종수6단 문하에서 입단준비를 해 왔다.


"누구보다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셨어요.


어머니가 입단하기 전 음식점에서 동네분들에게 음식대접을 하는 꿈을 꾸셨다고 했는데 그 꿈이 제대로 맞은 것 같아요."


프로입단을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유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입단하기 전까지 위염이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특히 지난해 아쉽게 입단문턱에서 미끄러졌을 때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입단으로 마음의 짐을 한시름 던 고 초단은 여느 여고생들처럼 그동안 바둑공부 때문에 못했던 것들을 본격적으로 해 볼 계획이다.


"바둑공부하느라 그동안 영어공부를 거의 못했어요.


이제 다시 시작해야죠.


테니스도 무척 좋아하는데 그동안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원없이 코트에 나서볼 거예요."


이제 막 입단한 새내기지만 포부만은 하늘만큼이나 높다.


고 초단은 "국내에는 현재 여류국수,여류명인,여류기성의 3개 기전이 있습니다.


모두 우승해 최초로 여자바둑 3관왕에 오르고 싶습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