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이고 산뜻한 시티 룩과 소녀같은 로맨틱 무드, 그리고 이국적이고 에스닉한 스타일. 전문가들이 말하는 올 봄/여름 구두 트렌드의 세 가지 키워드이다.


이번 시즌 정장 구두와 스니커즈의 경향을 알아보자.


▲여자 구두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가죽, 파충류 엠보피를 사용한 펌프스(끈이나 걸쇠가 없는 가벼운 구두), 로퍼, 편평한 발레리나 슈즈, 레이스가 있는 샌들 등 우아한 고전미를 느끼게 해주는 스타일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1960년대의 여성적 감각을 재해석한 날렵함과 여성성을 강조한 스타일로, 경쾌하고 따뜻한 색상의 믹스&매치, 혹은 오렌지, 녹색, 빨강으로 포인트를 준 채색이 인기다.


또 꽃무늬 패턴이나 나무, 코르크, 갈대로 장식된 굽 등 자연을 모티브로 하거나, 다양하고 화려한 디테일을 보여주는 소녀같은 로맨틱도 유행이다.


수공예적인 트리밍, 프린지, 자수, 꽃무늬 패턴의 버클이 눈에 띈다.


백색, 바닐라, 노랑, 터키색 등의 파스텔 톤이 주류를 형성하면서 전 시즌보다 색감이 덜하고 엷어진 것이 특징.

아프리카 풍의 사파리 룩, 쿠바의 밀리터리 룩, 남아메리카의 이국적이고 에스닉한 스타일도 주목받고 있다.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수공예 디테일이나 진주, 조개 껍질류, 산호, 나무구슬과 뿔장식 등 인위적이지 않은 장식이 선호되고 있다.


이번 시즌 스페셜 아이템으로는 코르크 소재와 마직으로 감싸거나 비드나 자수로 장식된 플랫폼과 웨지힐을 들 수 있다.


탠디의 강선진 팀장은 "정교한 테일러링, 섬세한 프린트와 디테일 등 로맨틱으로 돌아온 이번 시즌의 구두는 더 이상 패션 액세서리가 아니다"라며 "우아함과 섹시함, 그리고 모던함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다채로운 감각의 신발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 구두


남자 구두도 부드럽고 우아해진다.


뱀피, 악어피 같은 종류나 부드럽고 광택나는 가죽, 브러시된 스웨이드, 빈티지한 느낌의 적당히 긁은 가죽, 가공처리하지 않은 캔버스나 마직류 등 다양한 소재의 구두가 선을 보인다.


색상은 다채로운 갈색조와 베이지, 화이트 등의 밝은 계열, 카키, 네이비, 오렌지나 레드 계열이 유행이다.


굵고 장식적인 스티치, 섬세한 펀칭 디테일, 톱니 모양의 세피, 단추와 후크 등 작은 금속장식 등 지난 시즌에 이어 디테일도 다양해진 것이 특징.

품위있고 우아한 멋을 동시에 주는 레이스 슈즈와 넓은 스트랩 샌들이 핫 아이템이다.


▲스니커즈


올봄은 면 소재 스니커즈의 전성시대. 일명 '벌카나이즈 슈즈'로 불리는 캔버스화는 중고생에게는 교복의 획일성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코디 수단으로, 대학생에게는 심플한 멋을 살려주는 기본 코디 아이템으로, 직장인에게는 편안한 드라이빙 슈즈 또는 외출 코디용으로 애용되고 있다.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는 반면 밑창이 금세 닳는 단점이 있었던 예전 캔버스화에 비해 최근에는 안정성과 내구성, 그리고 매력적인 디자인까지 갖춘 캔버스화가 많이 나와 있다.


전반적으로 파공(신발끈을 넣는 구멍)을 크게 해 통풍 기능도 강화됐다.


발목 부분까지 면 소재로 처리돼 통풍이 잘되고 여름철엔 오히려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컷으로 치마교복이나 미니스커트에 코디하면 귀여운 느낌을 준다.


작년 봄/여름 화려한 원색 스니커즈가 유행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차분하고 자연적 이미지의 백색 계열이 유행이다.


백색 느낌의 스니커즈는 깨끗하고 단정해 보이는데다 어느 옷에나 잘 어울린다.


한편 올해는 월드컵의 영향으로 스포티즘의 열풍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국제 브랜드들은 이에 맞춰 스포츠 의류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스포츠 의류의 인기가 예상되는 만큼, 정장과 캐주얼에 모두 무난하게 어울리는 디자인이 주류였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활동성이 강조된 스포티한 디자인이 더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종호 기자 yes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