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료서비스 산업화 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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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희 <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현재 경제부처가 주도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산업화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에서 추진되고 있고 영리법인 의료기관 설립 허용과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
의료서비스 산업화의 추진 근거로는 소득 증대 및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 확대와 민간자본 투자를 통한 국내 의료서비스의 국제경쟁력 확보 및 의료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 창출 등으로 요약된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층의 의료문제는 치료를 위한 의료서비스 요구보다는 장기요양(재활) 서비스 요구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공급 체계는 예방이나 건강 증진보다는 치료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비급여 부문을 중심으로 고가 장비 및 시술이 경쟁적으로 과도하게 제공되고 있다.
또 행위별수가제로 인한 과잉진료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 더해서 영리법인병원 허용이나 민간의료보험이 활성화되면 이러한 '무규범적 경쟁상태'는 더욱 악화되고 국민의료비 지출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대안은 의료서비스 산업화가 아니라 '공공의료'의 확충과 '질서 있는 경쟁'을 유도하는 합리적 규제의 강화다.
민간자본 투자를 통해 의료기관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발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의료기관은 투자자인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 투자와 연구가 수반되는 신의료 기술의 개발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의료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 창출도 근거가 없다.
의료서비스 산업화와 거리가 먼 영국 국영의료 체계의 병상당 고용자 수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료서비스가 산업화되지 않아서 의료서비스 부문의 고용창출이 낮은 것이 아니라 고용 유발 효과가 큰 노인요양보장제도,요양병원,간병서비스 등 공공 보건의료 인프라가 취약해서 고용 창출이 낮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의료서비스 산업화는 한국 의료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일부 고소득층의 '선호'와 자본의 '이윤 창출'을 위해 대다수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그 대안은 의료 보장의 확대와 공공 보건인프라 확충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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