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스캔들로 궁지에 처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집권 노동당 의원들로부터 언제 총리직에서 물러날지 퇴임 날짜를 밝히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가 호주 순방 중 언제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를 떠날지 결정했다고 말한 후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27일 의회노동당 회의에서 블레어 총리의 퇴임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이들은 노동당이 블레어 총리로부터 브라운 재무장관으로 순탄한 총리직 이양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블레어 총리가 나서서 당에 혼란을 주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상.하 양원 노동당 의원들로 구성된 의회노동당 회의에서 총리직 이양문제가 공식 거론되기는 처음이다. 브라운 장관 추종자인 조운 트리켓 의원은 일주일에 한 번씩 블레어 총리를 만나는 소그룹 의원모임인 전국집행위와 의회위원회가 "이양의 시기와 성격"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브라운 장관이 연설을 하는 회의에서 이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노동당이 이제 유력한 후임 당수 앞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다른 의원은 "총리가 퇴임 시기를 결정했다고 언론에 밝힌 만큼 그가 동료들과 그 날짜를 공유해야 한다고 우리들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제 전국집행위와 의회위원회가 블레어 총리에게 직접 접근할지에 대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직 조기 이양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고든은 날짜에 대한 단서를 갖고 있지않다"면서 "설령 블레어가 고든에게 말했다 해도 그는 이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블레어 총리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