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여파로 전날 일제히 급락했던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28일 시장에서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005380]와 현대오토넷[042100], 카스코[005330] 등이 전날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한 반면 글로비스[086280]는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아차[000270]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검찰 수사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종목별로 차별적인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차, 내재가치 변화 없다" = 전날 2.58% 하락했던 현대차는 검찰수사에 따른 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증권사의 의견이 잇따르면서 이날 2.52% 반등했다. 도이치증권은 현대차에 대한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검찰 수사는 기업활동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제한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2만원을 유지했다. 한화증권 남경문 애널리스트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경우 이번 사건이 기업 내재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대차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에 의한 주가 디스카운트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경우 주가 하락시 저점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애널리스트는 "검찰은 이번 조사가 현대차그룹 경영전반이나 기아차 인수, 경영권 후계구도 등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최고경영진이 소환돼 처벌받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 추세는 아직 유효하다"며 이번 사건으로 현대차.기아차에 대한 투자의견 변동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도 0.72% 상승했으며 전날 10%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던 현대오토넷과 카스코 역시 검찰 수사의 주가 영향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각각 4.35%, 8.65% 반등했다. ◆ "글로비스.기아차, 타격 불가피" = 글로비스와 기아차의 주가는 검찰 수사의 부정적인 영향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던 글로비스는 이날도 장초반 7%대의 급락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1.88% 하락 마감했으며 기아차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현대증권 지헌석 애널리스트는 글로비스에 대해 "과거 고속성장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해소되기도 전에 비자금 사건이 발생했다"며 "고도성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주가는 당분간 횡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글로비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했다. 한화증권 고민제 애널리스트도 "글로비스의 주가는 실체보다는 비전에 의해 형성된 주가"라며 "경영투명성 및 승계구도 문제가 제기될 경우 단기적으로 상승탄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차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증권 남경문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와 글로비스, 현대오토넷의 경우 수사진행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그룹 차원의 지원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돼 있는 상황이며 그룹 후계 구도 정립에 따른 수혜주임을 감안할 때 향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채구 애널리스트 역시 "글로비스, 엠코의 지분매각을 통한 지분확대 가능성이 거론됐던 기아차와 비자금 조성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글로비스의 주가는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