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버블 붕괴로 고초를 겪었던 일본 기업들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로운 늑대(lone wolf)'처럼 행동하는 방식을 배워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매진했던 일본 기업들이 버블 붕괴의 아픔을 겪으면서 이제는 생존 논리에 따른 기업 경영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다양한 분야를 발빠르게 개척하는 것이 대표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NYT는 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변화 모습을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먹잇감을 찾아나서는 외로운 늑대에 비유했다. 샤프전자의 변신이 대표적인 예이다. 계산기에서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전자제품을 생산하던 샤프전자는 8년 전 주력 제품들이 값싼 중국 상품에 밀리면서 수익이 급감했다. 위험 감수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마치다 가츠히코 사장은 반도체 브라운관TV 등 당시 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평판TV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그 결과 구조조정을 시작할 당시 46억엔(약 4000만달러)에 불과하던 샤프의 수익은 이번 회계연도에 870억엔(약 7억4000만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교훈은 샤프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 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의 소매업체 아에온은 공격적인 저가 전략으로 이번 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리스업체인 오릭스는 미국의 인수합병(M&A) 자문업체인 훌리안로키를 5억달러에 인수,투자은행 업종에 진출하기도 했다. 컨설팅 업체인 노스스타리더십의 존 벡 사장은 "일본 재계에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며 "기업가 정신과 혁신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면서 위험에 맞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