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크로스오버 그리고 친환경….'


지난 12일 막을 내린 제네바 모터쇼의 화두는 이렇게 요약됐다.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현상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로 하여금 소형차에 주목하도록 만들었다면,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욕구는 크로스오버 차량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친환경은 이제 어느 모터쇼에서든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유럽에서 열린 첫 자동차 축제인 76회 제네바모터쇼에선 이런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차량이 다수 출품됐다.


세계 최초 혹은 유럽 최초로 공개되는 차량이 80여개에 달했을 정도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오는 6월 열리는 독일월드컵의 메인 스폰서임을 부각한 퍼포먼스와 싼타페,카니발 숏보디 등 유럽시장을 겨냥한 신차들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럭셔리 카 메이커들은 각각 슈퍼카로 불려도 손색 없는 '뉴 Z4 M 쿠페'와 AMG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소형차 대거 선보여


소형차는 이번 모터쇼의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 가운데 하나였다.


사실 유럽의 도로 사정이나 주차 여건 등이 감안돼 유럽에서 열리는 모터쇼에선 항상 소형차가 관심의 초점이 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최근 몇년 새 가파르게 오른 기름 값이 반영되면서 소형차가 더욱 주목받았다.


대형차 일색이던 미국업체들마저 적극적으로 소형차 시장을 공략할 움직임을 보였다.


크라이슬러의 톰 라소다 사장은 닷지 브랜드의 소형 컨셉트카인 '호넷'을 발표하면서 "이 차가 유럽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B세그먼트(현대차 클릭 규모의 소형차)를 싹쓸이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특히 몸집은 작아도 공간 활용성이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또는 MPV(다목적차량) 형태의 소형차들이 다수 등장했다.


스즈키가 선보인 SX4 및 이와 플랫폼을 공유한 피아트의 세디치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 차량은 SUV 특성을 살려 내부공간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도요타의 자회사인 다이하츠는 3.75m 길이에 1.63m 높이의 소형 미니밴인 D-콤팩트 왜건을 내놓았다.


미니도 왜건 형태의 컨셉트카를 선보였고,스코다는 넓은 실내와 트렁크를 자랑하는 룸스터를 데뷔시켰다.


◆크로스오버는 시대적 대세


서로 다른 스타일 차량의 장점을 한데 묶은 크로스오버 차량도 다수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의 컨셉트카인 제너스는 쿠페의 스포티한 외관에 왜건의 공간 활용성을 더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폭스바겐의 야심작인 컨셉트-A는 SUV와 쿠페를 결합한 모델.스포츠카의 날렵함 속에 SUV의 넉넉함과 안전성을 갖췄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르노의 알티카는 쿠페와 왜건을 조율한 차량이며,오펠의 안타라는 SUV와 쿠페를,스바루의 B5-TPH는 스포츠왜건과 SUV를 교배해 탄생한 작품들이다.


닷지 캘리버 역시 쿠페와 SUV의 장점을 갖춘 모델이다.


◆친환경은 기본


친환경 차량은 이번 모터쇼에서도 관심이었다.


주최측이 이를 감안해 전시장 한편에 아예 친환경 차량만 따로 모아 전시해 놓았을 정도였다.


도요타는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컨셉트카인 파인-T를 내놓았고,혼다는 연료전지 차량인 FCX 컨셉트 카를 내놓았다.


시트로엥은 양산 차량인 C4에 가솔린이 아닌 디젤 하이브리드를 장착한 모델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같은 그룹의 푸조도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한 307CC 하이브리드 HDi를 전시했다.


미쓰비시가 발표한 전기로 움직이는 소형 미니밴 컨셉트 카(EZ-MIEV)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폭스바겐은 연비(25.64㎞/ℓ)가 가솔린 엔진 차량의 2배에 달하는 폴로 블루모션을 공개했다.


제네바(스위스)=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