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점유율 줄었다…의약분업 이후 처음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부터 줄곧 상승곡선을 그리던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의사 처방약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처음 줄었다. 국산 신약의 잇따른 등장과 토종 제약사의 개량신약과 제네릭(복제) 의약품이 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신약 시장을 점차 잠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5년도 국내·다국적사 건강보험 청구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건강보험 청구액 7조892억원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회원사 기준)의 청구액은 27.3%인 1조9330억원으로 2004년 27.6%(1조6718억원)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의 청구액은 2004년 4조3949억원보다 17.3% 증가한 5조1562억원을 기록해 72.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의사 처방약의 실질적 매출인 건강보험 청구액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의 비중은 의약분업이 처음 시작된 2000년 22.2%를 기록한 이후 2001년 24.1%,2002년 26.3%,2003년 27.2%,2004년 27.6%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감소세로 반전했다.

이는 국산 신약의 선전과 함께 특허가 만료된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신약에 대응한 국내 제약사들의 개량신약 매출이 지난해 크게 늘어나면서 다국적사의 제품 매출을 크게 잠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국산 신약 매출 1위 품목인 동아제약의 위염 치료제 '스티렌'은 청구액이 2004년 156억원에서 지난해 208억원으로 33.3%나 늘었다.

SK케미칼의 관절염 치료 신약 '조인스'도 지난해 106억원으로 2004년 88억원보다 20.5% 증가했다.

개량신약의 경우 한미약품이 화이자의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 성분을 일부 바꿔 2004년 9월 선보인 '아모디핀'이 지난해 351억원이 청구돼 전체 의사 처방의약품 가운데 8위에 올랐다.

반면 노바스크는 지난해 1068억원으로 2003년 1316억원보다 18.8% 감소했다.

한국MSD의 고지혈증 치료제 '조코'도 종근당의 '심바로드',한미약품의 '심바스트'등 국산 제네릭 제품에 시장을 내주면서 청구액이 163억원에서 137억원으로 15% 줄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