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설레임반 두려움반'의 심정으로 새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예비 신혼부부들과 이제 막 기업체에 취직한 신입사원들이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초년생'들인 만큼 멋진 인생을 설계하기위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기 마련이다.


요즘은 특히 다가올 중·장년에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어떻게 하면 현명한 재테크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예년보다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신혼부부 재테크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은 주위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신혼생활을 흘려보내기 일쑤다.


그러나 2세를 보기 이전인 결혼 후 2∼3년 이내에 이뤄진 재테크 성과의 상당 부분은 앞으로 재테크 방향을 결정하는 '초석'이 된다.'내집 마련'에 자녀교육,여기에 평소 꿈꿔왔던 여유있는 생활까지 손에 쥐려면 신혼 때부터 마음을 다잡아 재테크에 신경써야 한다.


시중은행 재테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볼 때 신혼부부들에게 필요한 재테크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는 모든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하나의 계좌로 집중하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결혼한 뒤에도 각자 월급통장을 관리하거나 배우자 모르게 신용카드,대출,비자금 등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일선 재테크팀장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관점에서 이런 유형의 재무관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맞벌이 부부의 수입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재무적으로 하나가 되지 않으면 생활을 공유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득과 수입규모를 면밀히 따져보는 한편 분산돼 있는 통장을 가급적 단순화해 예산을 계획성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둘째,신혼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소득은 모두 저축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 재테크담당자 10명 중 9명은 신혼부부 재테크의 제1계명으로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라'고 조언한다.


원론적 얘기이지만 어쨌든 저금리 시대에 빨리 목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저축액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셋째,예산과 계획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신혼부부의 제1 과제는 빚이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대출을 전부 상환한 뒤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게 좋다.


신혼부부가 반드시 가입해야 할 상품 가운데 하나가 아파트 분양자격을 주는 청약상품들이다.


다음으로 세금우대나 비과세 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비과세와 소득공제가 가능하고 분기별로 300만원까지 자유롭게 저축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해 매월 일정액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도 인기다.


넷째,적정 범위 내에서의 대출은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혼부부가 재산규모를 키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집마련을 빨리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집값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어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집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럴 때는 적정수준에서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야 한다.


요즘 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위험관리 차원에서 보장성보험과 연금가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다면 건강과 상해를 함께 보장받을 수 있는 종합질병보험 등 보장성 보험 가입을 검토해 볼 것.또 노후준비를 위해 연금보험 또는 연금저축을 가입할 경우 연간 24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고 절세도 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회 초년생 재테크


직장에 처음 들어가면 입사동기들과 함께 가입해야 하는 필수상품이 있다.


바로 주택청약통장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이다.


청약통장으로 내집 마련의 첫 단추를 꿰고 장기주택마련저축으로 종잣돈을 모으라는 것이다.


주택청약통장은 청약저축과 청약예금,청약부금이 있다.


모두 2년 가입하면 청약 1순위가 된다.


청약저축은 20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만 가입할 수 있으며,공기업에서 분양하는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다.


연말정산 때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청약부금은 만 20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고,50만원 범위 내에서 25.7평 이하 민영주택을 청약할 수 있다.


청약예금은 25.7평 이상의 민영주택을 분양받기 위한 상품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7년 이상 적립하는 상품으로 전문가들은 신입사원이 월 30만원 정도 저축하면 좋다고 한다.


일반 적금에 비해 금리가 높고 비과세 상품인 데다 연간 불입액의 40%(최고 300만원 한도)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는 없어지는 상품이기 때문에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요즘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주식형 적립식 펀드를 권하는 전문가가 많다.


장기간 투자할 경우 예금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매월 일정금액을 자동이체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로 적립해 수익률을 높이는 게 기본 메커니즘이다.


기업은행 강우신 PB팀장은 "투자상품이지만 새내기 직장인은 젊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길게 하면 손실위험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새내기 직장인들 입장에서 볼 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게 바로 계획적인 소비다.


특히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한턱 낸답시고 여기저기 신용카드를 긁다보면,자신보다 일찍 저축을 시작하는 동기들에 비해 훨씬 뒤떨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신용카드를 부러뜨릴 수도 없는 법.이럴 때는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를 체크카드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체크카드는 카드를 발급받을 때 함께 제시한 예금계좌에서 사용과 동시에 돈이 빠져나가는 상품.예금한도 내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과소비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지 않게 카드대금을 연체할 일도 없다.


이런 여러가지 장점 때문에 실제로 신용카드 시장에서는 체크카드 회원 숫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체크카드 발급은 2004년 말 1178만장에서 2005년말 1962만장으로 1년 사이 800만장 가까이 늘었고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2020만장 정도가 발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2000년 체크카드가 도입된 뒤 5년 만에 2000만장을 넘어선 것이다.


신용카드 발급장수가 2004년 말 8348만장에서 지난해 말 8371만장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동안 신용카드 발급물량의 4분의 1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셈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 도움말=기업은행 분당 파크뷰지점 강우신 PB팀장 신한은행 송파 PB센터 한상언 PB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