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사외이사 대부분을 과거 한 솥 밥을 먹던 전직 계열사 임원으로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은 지난 15일 롯데호텔 잠실점 상무 등을 지낸 오정환(65)씨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증시에 상장하며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두게 된 롯데쇼핑은 강윤구(56) 전 복지부 차관, 윤세리(53) 율촌 변호사, 손성규(47) 연대 경영대 교수, 박무익(65)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소장까지 4명의 외부인과 함께 오씨를 후보로 올렸다. 그나마 롯데쇼핑에는 사외이사 5명 중 옛 롯데맨이 1명 뿐이지만 그 밖에 롯데제과, 롯데삼강, 롯데칠성, 롯데미도파는 아예 사외이사 전원이 롯데 출신이다. 롯데제과[004990]는 작년 3월 롯데월드 상무를 지낸 홍성대(67)씨와 롯데캐논 전무 경력의 임겸모(69)씨를 사외이사로, 김상대(63) 전 롯데쇼핑 포장사업본부 이사를 감사로 각각 선임했으며 이번 주총에서 변화를 주지 않을 계획이다. 또 작년 초까지 롯데제과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김용수(59)씨와 정석희(59)씨 역시 각각 롯데삼강 천안공장담당이사와 롯데제과 해외영업담당이사 출신이다. 롯데삼강[002270]의 경우도 서충평(66) 전 롯데알미늄 가공사업본부장과 민병환(59) 전 호남석유화학 재무이사가 사외이사이고 황장효(63) 전 롯데알미늄 기획관리본부장은 감사이다. 롯데칠성[005300]은 사외이사로 김태승(73) 전 롯데호텔 잠실 총지배인과 송홍선(69) 전 호텔롯데 상무가, 감사는 정원탁(63) 전 롯데제과 상무, 비상근 감사는 김종석(67) 전 롯데칠성 상무가 각각 선임돼있다. 롯데미도파[004010]도 사외이사는 허육(65) 전 롯데리아 개발담당이사이고 박대걸(66) 전 롯데상사 관리 이사는 감사로 있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같은 총수 밑에서 경영을 맡았던 임원이 몇 년 뒤 사외이사를 맡는다면 경영감시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지난 한해 이사회에서 상정된 의안에 대해 단 한차례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