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작은 일로 승부‥백수경 <인제대·백병원 재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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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경 < 인제대·백병원 재단본부장 skpaik@inje.ac.kr >
매주 목요일마다 아침 첫 비행기로 부산에 가는 나는 항상 며칠 전 인터넷으로 표 예매와 좌석 배정까지 끝내 놓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공항에 갔더니 좌석 배정이 되어 있지 않다며 뒤쪽 가운데 낀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닌가? 영문을 모르고 비행기에 오르자 어찌된 일인지 짐작이 갔다.
전날 공휴일이었던 데다가 철도 파업으로 승객이 몰리자 항공사 측에서 앞쪽에 비즈니스석이 있는 큰 비행기로 바꾼 것이다.
덕분에 제일 첫 줄 복도 쪽으로 잡아 놓았던 내 좌석은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덩치 큰 아저씨 둘 사이에 끼어 신문도 못 보고 쪼그리고 가면서 짜증이 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데 뒤쪽 끼인 좌석이면 어떠냐고 말한다면 당신의 고객 마인드는 빵점이다.
고객은 사소한 일에 더 불만이 커진다.
단골 고객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부부 싸움을 생각해 보자.치약을 앞쪽부터 눌러 썼다든가 욕실 휴지를 거꾸로 달았다든가 하는,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작은 일에서 항상 다툼은 시작된다.
그런 사소한 것으로 기분이 나빠지는 나 자신에게 더욱 화가 나서,뭐가 잘못 되었는지 어안이 벙벙한 상대방이 얄미워서 예전 일까지 끄집어 내 대판 싸움으로 번지게 마련이다.
제품이건 서비스건 요즘은 핵심적인 부분은 거의 차별화가 힘들다.
주변 기능,그 중에서도 극히 사소한 점에서 고객 만족이 결정된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의 싼타페가 미국에 수출돼 일본 차를 물리치고 대박을 터뜨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8ℓ들이 대형 페트병을 꽂을 수 있는 컵홀더를 마련한 것이 그 이유였다.
컵홀더라니 생각 나는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1980년대 일본 자동차가 미국에 처음 진출하여 성공한 것도 미국 차에 없었던 바로 이 컵홀더를 장치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베스트 셀러 카의 신화가 엔진의 성능이라든가 차체 디자인보다 컵홀더와 같이 고객을 위한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사소한 것으로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고객의 눈높이에서 세심하게 살펴보는 사랑과 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모든 인간관계가 마찬가지다.
충성된 고객일수록,친밀한 사이일수록 이 원칙은 더욱 중요하다.
'작은 일로 승부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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