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아티스트' 서재응(29.LA 다저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대표팀 4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13일 멕시코전에 선발로 낙점됐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멕시코전을 하루 앞둔 12일(이하 한국시간) "서재응을 선발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아시아팀끼리 맞붙은 A조 예선전에서는 4개국 합의를 거쳐 선발 예고제를 시행하기로 했으나 원래 WBC 대회 요강에는 선발 예고제를 강제로 실시할 의무조항은 없다"고 말한 뒤 "외국 언론이 물어보지 않는 이상 굳이 앞으로도 굳이 우리팀 선발을 나서서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13일 오후 1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젤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A조 1위 한국과 B조 1위 멕시코와의 사활을 건 승부는 서재응-로드리고 로페스(볼티모어)의 선발 맞대결로 압축됐다. 지난 4일 한국의 본선 진출 최대 걸림돌이었던 대만전에 선발 등판, 3⅔이닝 동안 61개를 던져 2피안타 2볼넷을 내줬으나 탈삼진 3개를 솎아내며 한국이 승리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이후 지난 9일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구장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연습경기에 박찬호(샌디에이고)에 이어 3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을 던져 2피안타 1실점했지만 3탈삼진을 낚아내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날 투구수는 33개였다. 김인식 감독은 안정된 컨트롤과 빅리그 경험이 풍부한 서재응을 멕시코전 선발로 요긴하게 쓰기 위해 5일 간격으로 등판시키며 페이스 조절을 배려했다. 특히 내외곽을 넘나드는 변화구 제구력이 한국 투수 중 가장 좋다는 판단에서 서재응을 일찌감치 멕시코전 1선발로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타선은 전형적으로 잡아당기는 타자들이 많아 바깥쪽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나설 것으로 예상됐었다. 또 멕시코 타선에서 서재응과 상대를 해 본 선수는 비니 카스티야(샌디에이고) 정도 밖에 없다는 사실도 고려됐다. 지난해 타율 0.286에 28홈런을 쏘아올리고 117타점을 올리며 멕시코의 주포로 활약 중인 호르헤 칸투(탬파베이.아메리칸리그)는 서재응(내셔널리그)과 리그가 달라 제대로 붙어보지 못했다. 김 감독은 본선 2라운드서부터는 선발 투수가 80개까지 던질 수 있는 점을 고려, 서재응이 최대 5회까지만 잘 막아준다면 6회 이후부터는 김병현(콜로라도) 박찬호 등 해외파 투수를 전원 투입, 꼭 잡겠다는 각오다. 한편 한국선수단은 12일(현지시간 11일 오후 3시~5시) 현지에 비가 내린 관계로 실내 훈련으로 대신하며 본선전 준비를 마쳤다. 이날 밤에는 재미야구협회가 주관한 환영만찬에 참석, 선전을 다짐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