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일터로부터 해방을 원하듯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공부도 일종의 노동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대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주말이나 공휴일을 기다리는 것은 꽉 짜여진 학교라는 조직공동체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휴식은 편안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창조적인 시간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의미의 '놀토'는 역시 신세대들의 감각이 번득이는 작명인 것 같다. 반드시 '놀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배어있는 듯해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신학기부터 매월 두 번째,네 번째 토요일로 '놀토'가 확대되면서 학교와 학부모들이 걱정거리를 안게 된 것이다. '놀토'를 두고 학교는 바쁘고 학부모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노는 토요일을 뒤처진 교과목을 보충하거나 특기교육을 시키는 날로 생각해 어떻게 시간을 활용할까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벌써부터 사교육에 신경을 쓰고 특기교육을 시키느라 부산하다. 놀기는커녕 오히려 아이들을 옥죄는 조짐마저 없지 않은 것이다. 맞벌이 부부들은 더욱 걱정이다. 아이들을 보살펴야 할 어른이 없어 혼자 집에 남겨둬야 할 형편이어서다. 학교는 학교대로 스포츠,예능,테마체험,지역탐방 프로그램 등을 짜느라 분주하다. 수업 5일제의 성공여부는 학교,학부모,지역사회 모두에게 달렸다. 특히 입시에 매달려 있는 우리 교육현실에서,아이들의 전인교육이 부족한 까닭에 '놀토'로 이를 보완해 가야 할 것이다. 박물관이나 공연관람 등의 문화활동을 강화하고, 아울러 더불어 사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것도 강구해야 할 과제다. 사실 우리 아이들은 놀아본 적이 별로 없어 놀 줄을 모른다. '놀토'가 컴퓨터 게임이나 즐기고,자칫 늦잠이나 자는, 시쳇말로 '시간을 죽이는'토요일이 돼서는 곤란하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뛰놀면서 '또래문화'를 형성해 가도록 공간과 기회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우선은 놀도록 내버려 두자.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