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이 작년 말 부산에서 민원ㆍ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Y기업 R회장, 김평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과 수차례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이 골프회동의 성격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차관이 이들과 골프를 한 시점은 총리 비서실장으로 있던 작년 10-12월로 교직원공제회가 Y기업 주식을 집중 매도하던 시기여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차관은 8일 기자들에게 "시기는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지만 평소 친분이 있는 김 이사장, R회장과 골프를 함께 친 적은 있다. 그러나 계산(그린피)은 R회장이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의 국제신문은 "김 이사장과 이 차관이 교직원공제회가 Y기업 주식을 집중 매입하던 시기인 지난해 10~12월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에 연루된 R회장과 최소 두차례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었다. 이 차관은 "김 이사장과는 (교육부 재직 시절부터)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R회장 등 평소 알고 지내는 분들과 함께 두세번 정도 라운딩을 했다"며 "그러나 계산은 R회장이 아니라 함께 골프를 한 다른 분이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R회장에 의한 `골프접대'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 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R회장 등과 만난 것은 3ㆍ1절 골프모임을 포함해 2004년부터 3차례"라고 밝혔기 때문에 해명 하루만에 말을 바꾼 셈이 됐다. 이 차관은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과 친목 형식으로 골프를 쳤던 것들을 모두 기억할 수도 없고 일일이 해명하기도 그렇다"며 "분명한 것은 공무와는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공제회가 Y기업 주식을 집중 매도하는 시기에 이뤄진 골프회동이 Y기업의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공제회로 하여금 주식매도를 자제토록 하기 위한 것과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차관은 Y기업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과 관련, "태어나 주식이란 걸 사 본 적도 거래 해 본 적도 없다"며 "공제회에는 펀드전문가가 약 20명에 달한다. 장사가 안되면 투자 절대 안한다. 내가 이사장 그만둔 뒤에 일어난 일들이다. 검찰이 나서 의혹을 해소시켜줬으면 좋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교원공제회가 공개한 'Y기업 주식매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제회는 지난해 5월 3일을 처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10월 18일까지 30여차례 주식을 매입했으며 7월7일, 7월15일 10월 17일, 10월 21일, 10월 26일, 11월 15일 등 6차례에 걸쳐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한 것으로 돼 있다. 이 차관은 "김 이사장을 R회장에게 직접 소개시켜 준 적은 없고 (어제 말한 대로) R회장과는 총리 비서실장 취임 이후 (공식적으로) 알게 됐다"며 "김 이사장이 부산시교육청에서 근무(1968-1980년)를 했던 터라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김 이사장은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작년 12월 골프를 단 한번 친 적은 있지만 R회장의 얼굴도 잘 모른다"고 말해 이 차관 발언과 차이를 보였다. 이 차관과 김 이사장은 모두 경남 출신에 9급 공무원으로 출발, 교육부에서 잔뼈가 굵은 공통점이 있으며 개인적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직원공제회가 Y기업 주식을 매입할 당시 이 차관은 총리비서실장이었으며 김 이사장은 이 차관이 2004년 9월 총리비서실장으로 가자 공제회 이사장이 됐다. 한편 이 차관은 2004년 9월27일 이 총리와 R회장 등이 골프를 쳤다는 전날 발언과 관련, "총리실에서 전화가 걸려와 다시 확인해 보니 당시 이 총리는 골프를 치지 않았고 다른 행사로 내려갔다가 저녁 식사만 함께 했다"고 정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