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상 작품상은 영화 '크래시'가 차지했다. 감독상은 '브로크백 마운틴'의 리안(李安) 감독에게 돌아갔다. 6일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진행된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래시'는 유력한 작품상 후보였던 리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을 제치고 최고 영예를 안았다. '크래시'는 작품상과 더불어 각본상과 편집상 등 노른자위 트로피 세 개를 가져갔다. 글든글로브 다관왕으로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브로크백 마운틴'은 감독상, 각색상, 작곡상 등 3개 부문에서만 수상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리안 감독에게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감독상을 안겨주는 성과를 얻어냈다. 시상식의 꽃인 남녀 주연상은 '티파니에서 아침을'로 유명한 작가 트루먼 카포티의 삶을 영화화한 '카포티'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과 영화'앙코르(원제 Walk The Line)'에서 준 카터 역으로 열연한 리즈 위더스푼에게 돌아갔다. 남우조연상은 '시리아나'의 조지 클루니가, 여우조연상은 영화 '콘스탄트 가드너'의 레이첼 와이즈가 각각 받았다. 조지 클루니는 이례적으로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으나 시상식 첫 순서에서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받은 뒤 "이제 감독상을 받지 못할 것 같다"고 농담처럼 말한 수상 소감대로 거기에서 만족해야 했다.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 주요 부문의 후보로 들지는 못했지만 영화 '게이샤의 추억'과 '킹콩'은 미술과 기술 분야에서 각각 3개 부문을 석권했다. '게이샤의 추억'은 미술상ㆍ의상상ㆍ촬영상을 , 킹콩은 시각효과상ㆍ음향상ㆍ음향편집상을 각각 받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는 4관왕 이상의 작품 없이 비교적 오스카 트로피가 골고루 배분된 것. 3관왕이 4편 나오기는 했지만 감독이나 각본, 주-조연 배우, 기술 등을 두루 차지하지 못하고 철저히 나뉘었다. 영화 '뮌헨'과 '우주전쟁'으로 각각 5개 부문과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한 개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공로상은 지난 2월20일로 만 81세를 맞은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장 로버트 알트먼에게 수여됐다. 그는 57년 '범죄자들'로 데뷔한 이래 '매시' '플레이어' '숏컷' '고스퍼드 파크' 등 39편의 영화를 연출하고 37편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등을 차지했으나 오스카 트로피는 처음 손에 넣게 됐다. 나머지 수상 내역은 다음과 같다. ▲외국어영화상=초치(남아공화국) ▲분장상=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장편 애니메이션상=월래스 앤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 ▲단편영화상=여섯 명의 사수 ▲단편애니메이션상=달과 아들 ▲단편다큐멘터리상=승리의 기록:노만 코윈의 황금시대 ▲장편다큐멘터리상=펭귄들의 행진 ▲주제가상=허슬 앤 플로 ▲공로상=로버트 알트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