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등 미국의 주요항만 운영권 이전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힐러리 클린턴 뉴욕 상원의원이 5일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8 대선고지의 최대 지지자인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DPW)측에 45일간 항만인수 유예안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2주전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두바이 지도자들에게 뉴욕과 뉴저지 등 미국의 주요 항만 운영권 이전에 따른 안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사실을 거론, 이에 관한 충분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45일간 항만 인수를 유예하는게 좋겠다고 조언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클린턴은 또 퇴임후 자신의 고향인 아칸소주에 클린턴 도서관 건립과 관련해 UAE 관리들로부터 50만-100만달러를 기부받은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클린턴은 지난 2002년 두바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연설한 대가로 30만달러의 사례금을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UAE측은 지난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구호기금 모금 때도 1억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UAE 관리들과 친분이 두터운 한 관계자는 "UAE측이 고액의 연설료 등을 클린턴에게 지불한 것은 퇴임후에도 영향력이 있고 존경받는 전직 미국 대통령과 친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힐러리 의원은 상원의원 재정상태를 공개할 때 남편 클린턴의 입출금 내역도 상세히 기록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힐러리의 상원의원 재산변동 내역에는 클린턴이 지난 2002년 두바이에서 연설을 한 대가로 45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 일각에선 "남편이 UAE측과 밀착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힐러리가 그렇게 목소리를 높일 명분이 있느냐"는 노골적인 비판론도 만만찮다. 최근 힐러리 의원은 "미국은 외국 정부에 우리의 항만 운영권을 넘겨줄 여력이 없다"면서 항만거래 저지법안까지 제출했다. 힐러리 의원도 이런 비판적 여론을 감안한 듯 지난 2일자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2주전 두바이 관리들과 접촉, 조언을 해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백악관 인턴사원 르윈스키와의 스캔들로 한때 휘청했던 클린턴-힐러리 부부의 관계가 이번 일로 예기치못한 '위기'를 또한번 맞을 지 미국민들은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