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이 손잡고 새로운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 브랜드 만들기에 나섰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제산업성 지원 아래 86개 대기업 및 업계 단체로 구성된 '신일본양식 협의회'가 1일자로 발족돼 일본 전통 문화와 첨단 기술을 융합한 제품과 콘텐츠(정보내용)를 만드는 활동에 들어간다.




신일본양식 협의회는 '제조 왕국' 부활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도요타자동차 마쓰시타전기 등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마쓰시타전기의 나카무라 구니오 사장(66)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이 협의회는 회원사만 이용 가능한 공동 로고를 만들고,일본 이미지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100선'을 선정하는 등 향후 3년간 실행할 28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또 신일본양식 제품을 개발한 뒤 재외 공관이나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를 통해 해외 전시회를 열어 브랜드를 알리고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이 새 브랜드 구축에 나선 것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경쟁국 제품이 일본 제품에 비해 값이 싸면서도 품질이 향상돼 세계시장에서 '메이드 인 재팬' 브랜드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가전제품 및 AV(오디오 비디오)기기 등에서 일본 제품은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으나 2000년대 들어 아시아 경쟁국과의 브랜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후카가와 신지 협의회 고문(전 통상산업성 차관)은 "앞으로 일본이 글로벌 경쟁을 해나가려면 제품에 문화 등을 접목시켜 품격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신일본양식 협의회의 설립 목적은 우수한 전통 문화를 현대적 상품으로 재설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일본양식이 뿌리를 내리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공동 브랜드가 인기를 얻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신일본양식협의회 중심 멤버인 도요타와 마쓰시타 등은 1999년 'WiLL'이라는 통일 명칭의 시리즈 상품을 선보였으나 성과가 없자 5년 뒤 공동 개발을 포기한 경험도 있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WiLL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거국적으로 지원해 신일본양식이 뿌리내리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