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시 조정 이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증권사가 판매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자들의 돈이 다시 몰리고 있다.


ELS는 코스피200 지수나 삼성전자 등 특정 종목의 주가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파생상품의 일종이다.


가령 '언제까지 A라는 종목의 주가가 몇% 밑으로 빠지지 않으면 몇%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의 조건부 상품이다.



주가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상품이지만 자산의 대부분을 우량 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나머지는 주식에 투자,고수익을 노리도록 한 게 특징이다.


ELS는 상품의 특성상 상승장뿐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되는 데다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최소한 원금을 까먹을 확률이 거의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6개월마다 일정 조건이 되면 최소 은행금리의 두 배 이상 수익률로 조기 상환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김명호 현대증권 파생금융상품영업팀장은 "올해는 증시가 지난해처럼 초강세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직접투자로 연 10% 이상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장에서는 기대수익률이 평균 연 12∼15%인 ELS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LS로 몰리는 투자자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시가 조정받은 지난 1월부터 2월24일까지 각 증권사들이 판매한 ELS 상품에는 모두 1조82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2월 들어서만 9000억원의 돈이 ELS 상품으로 유입됐다. 김명호 팀장은 "한때 감독 당국의 ELS 공시규정 강화 움직임으로 판매가 주춤했던 ELS가 최근 들어 증시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ELS 상품은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내놓은 'Wm ELS 512∼514호'는 판매된 지 3일 만에 700억원이 몰렸다. 코스피200 지수와 삼성전자 우리금융 포스코 등의 주가에 연계돼 수익률이 확정되는 상품이다. 대우증권이 현대차 하이닉스 포스코 등을 기초자산으로 이달 중순 판매한 '계단식 조기상환형 ELS'도 이틀 만에 7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어떤 상품들이 잘 팔리나


작년까지만 해도 ELS는 대부분 기초자산의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30~40% 아래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원금을 까먹는 구조였다. 조기상환 목표 수익률 역시 10% 안팎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중순부터 주가가 단기 급조정을 받으면서 원금을 까먹는 사례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들이 선보이는 상품은 대부분 위험은 낮추면서 동시에 목표 수익률을 높이는 '저위험·고수익'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우증권의 '계단식 조기상환형 ELS'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만기까지 기초자산인 포스코와 하이닉스 두 종목 모두 기준가격에서 반 토막만 나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해준다. 위험이 낮아지면 수익도 낮아지게 마련이지만 이 상품은 목표 수익률도 높다. 3년 만기로 중간 평가가격이 모두 기준가격의 80% 이상이면 연 13.0%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다.


CJ투자증권의 'CJ 뉴투스타13 파생상품투자신탁'도 비슷하다. 포스코와 하이닉스 주가가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되며,6개월마다 기준 주가 대비 20% 이상 하락하지 않거나,두 종목 모두 동시에 10% 이상 오르면 연 15%의 수익률로 조기 상환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