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라는 재정경제부의 요구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재경부 방안이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현은 완곡하게 했지만 사실상 수용 불가로 풀이된다. 중앙회 관계자는 "농촌경제 축산 교육지원 부문 등은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는 조직이 아니라 신용 부문의 지원을 받아 농촌 지도 및 지원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게 되면 존재 기반이 사실상 무너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85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4500억원을 신용사업 부문에서 교육지원사업(경제사업 포괄) 부문으로 지원해 줬다. 농협은 수협이 2001년 신·경을 분리하면서 경제 부문이 신용 부문의 도움을 받지 못해 어민들에 대한 지원이 줄고 자금 조달에도 애로를 겪고 있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신용 사업과 경제 사업을 분리하려면 지속적인 경제 사업을 벌이기 위해 7조원가량의 정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협은 대신 종합 금융그룹을 향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세종증권을 인수,은행 외에도 공제(보험) 투신(농협CA투신) 카드(BC카드) 증권 선물 등 전 금융 영역에 진출한 농협은 종합 금융그룹을 위해선 자동차보험과 손해보험 진출,외국 지점 개설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중앙회 관계자는 "이를 통해 이익이 늘어나면 농민에 대한 지원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재경부의 안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은 하지 않았지만 탐탁지 않은 기색이다. 한 관계자는 "농협 구조 개선의 문제는 농림부 소관 사항"이라며 "농협이 안을 제출한 이후엔 농림부가 농업 전문가들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송종현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