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진화하고 있다.


김치의 전통적인 주재료인 배추 대신 서양의 대표 채소인 브로콜리를 사용하거나,청경채 참외 등 다양한 과채류를 곁들여 샐러드 형식으로 만드는 '퓨전형 김치'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상황버섯 추출물을 넣은 '기능성 김치',유자나 망고스틴 과즙 등으로 맛을 내는 '과일 맛 김치' 등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소비자들의 웰빙 욕구를 반영하는 한편 서구형 입맛에 길들여진 어린이와 젊은층을 겨냥한 포장 김치업체들의 신제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서구형 재료나 음식 스타일과 접목시킨 '크로스 오버형 김치'의 잇단 출시.풀무원은 배추와 함께 돌산갓,청경채,얼갈이 배추,무 등 5가지 야채와 배 참외 등을 재료로 사용한 '오채일과 샐러드 김치'를 최근 내놨다.


가격은 500g에 5500원으로 기존 배추 김치에 비해 30%가량 비싸다.


한성식품은 배추 대신 브로콜리를 주재료로 사용하고,샐러리 피망 고추 오이 배 밤 등을 함께 넣은 '브로콜리 김치'를 개발,특허출원까지 했다.


회사측은 겉절이와 비슷한 맛을 내는 이 김치를 우선 호텔,레스토랑 등 외식업체들에 납품한 뒤 시장 반응을 봐가며 할인점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kg당 1만7500원으로 기존 배추김치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


한성식품은 또 유자즙을 함유한 '유자백김치'를 3월 중 내놓기로 했고,열대 과일인 망고스틴즙을 넣은 망고 김치도 개발 중이다.


동원F&B는 웰빙 소재로 각광받는 청국장과 어린 싹을 김치 양념으로 사용한 '양반 청국 김치'와 '양반 어린싹 김치'를 최근 출시했다.


청국 김치의 경우 김치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청국장 특유의 역한 냄새는 없앴다.


두 제품 모두 1kg에 6200원으로 기존 배추김치에 비해 10% 이상 비싸다.


농협은 상황버섯 추출물을 함유한 '아름찬 상황버섯 김치'(가칭)를 개발,5월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자체 실험 결과,상황버섯이 지닌 면역성 등의 기능성은 살리면서 김치맛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작용을 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최근 상황버섯 추출물을 이용한 김치 제조법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종가집 김치를 내고 있는 두산 식품BG는 지난해부터 김치 산도를 최적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을 전 제품에 넣은 데 이어 최근에는 식이섬유 성분이 강화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먹거리 제품의 '저염(底鹽)' 트렌드에 맞춰 김치도 싱거워지고 있다.


동원F&B는 지난해부터 모든 김치 제품의 염도를 종전보다 15% 낮췄다.


한성식품의 브로콜리 김치는 절임 시간을 기존 제품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염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CJ푸드빌은 최근 염화나트륨(NaCl)을 완전히 제거한 '무염 김치'를 개발,병원 환자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배지현 풀무원 김치팀 PM은 "어린이와 젊은층이 김치를 기피하면서 최근 포장 김치 업계의 성장성이 정체 국면에 들어갔다"며 "다양한 신제품으로 대 고객 전선을 넓히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2003년 2500억원 규모에서 2004년 2300억원,2005년 2100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