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동안(童顔) 신드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람을 구별할 때는 우선 얼굴부터 본다.
사람마다 신체의 어느 한 부분도 같지 않건만 유독 얼굴로 상대방을 식별하려 한다.
어디 그 뿐인가.
비록 관상가가 아니라 해도 개인의 운명과 개성까지도 곧잘 얼굴로 판단하려 든다.
어떤 얼굴은 고상해서 반하는가 하면,어떤 얼굴은 시꺼먼 속이 빤히 드러나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얼굴은 신체를 대표하는 부분이어서,누구 할 것 없이 신경을 쓴다.
3~4년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 좀 더 예쁘게 보이려는 '얼짱' 신드롬이 확산되더니,최근에는 중년들 사이에서 얼굴을 좀 더 젊게 가꾸려는 '동안(童顔)' 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동안 신드롬은 지난 설 연휴에 방송된 '동안선발대회'가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나이 든 어른들이 자녀들과 함께 나와 공개한 젊은 외모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사이버 상에도 수많은 관련 카페가 생겨나 동안을 만드는 화장법,관리법,체험사례들이 소상하게 올라와 있다.
이전에도 같은 나이의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인들의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라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외모에 관심이 쏠리긴 했었다.
과거에는 동안에 대한 인식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다.
'무게가 없어 보인다'느니 '어린애 같다'는 등으로 비아냥을 받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주름살이 '세월의 훈장'으로 통하지는 않는 것 같다.
특히 중년들은 늙어 보인다는 것이 자칫 자기 관리에 소홀한 사람으로 비쳐지거나,자신감을 상실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여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피부마사지를 받고,헬스클럽에 나가고,성형외과를 찾아 이마와 처진 눈가의 주름을 없애는 수술을 서슴지 않는다.
얼굴가꾸기로 자신감을 되찾아 가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외모가 곧 경쟁력'이라 해서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서는 곤란하다.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란 거기에 마음의 정직함이 그려져 있는 얼굴이라지 않는가.
마음은 곧 신용장인 까닭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