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는 허벅지, 미드필더는 예측 불허" 운동 선수들에게 있어 부상은 치명적이다.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심하면 선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게 부상이다. 이는 축구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것은 포지션에 따라 주로 부상을 당하는 부위와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직업병'처럼. 축구대표팀의 주치의인 김현철 박사로부터 포지션별로 차이를 보이는 태극전사들의 주요 부상 원인과 부위들에 대해 들어봤다. ◇왼쪽은 왼쪽, 오른쪽은 오른쪽 골키퍼를 중심으로 경기장을 좌.우로 갈랐을 때 왼쪽 포지션의 선수들은 주로 왼쪽, 오른쪽 자리를 맡는 선수들은 오른쪽 발목이나 허벅지에 부상이 많다. 시리아와 2007 아시안컵 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이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알레포에서 처음으로 훈련을 한 뒤 윙 포워드 정경호(광주)는 이튿날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왼쪽 허벅지 안쪽 근육이 과도한 긴장상태라는 진단을 받고 예방 차원에서 훈련을 걸렀다. 팀 내에서 정경호의 역할은 주로 왼쪽 측면을 오르내리면서 순간적으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거나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다. 오른쪽에 서는 선수들은 그 반대다. 양발을 모두 사용하는 선수들이라 해도 주로 힘을 받는 쪽은 오른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 40%의 선수들은 오른 발목에 문제를 안고 있다 ◇공격ㆍ수비수는 허벅지, 미드필더는 예측 불허 강한 슈팅을 때려야 하는 공격수와 롱킥을 하는 수비수들에게는 허벅지 뒤쪽 근육의 부상이 잦다. 주로 킥을 할 때 문제가 생기며, 만성 염좌에 시달리는 예가 많다. 미드필더는 과용 손상보다는 충돌로 인한 근육 손상 비율이 높다. 강한 압박을 중시하는 현대 축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른 포지션과는 달리 부상 부위를 예측하기 힘들며 잔 부상을 늘 달고 다닌다. 골키퍼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골 포스트에 부딪히는 사고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공중볼을 다투다 상대 공격수와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 년에 한 번 쓸까말까 할 정도지만 의무팀이 늘 응급소생장비를 갖고 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잦은 것은 발목 부상, 은퇴의 가장 큰 이유는 허벅지 손상 선수들이 부상을 가장 많이 당하는 곳은 발목이다. 약 26% 정도다. 하지만 발목 자체의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을 그만 두는 경우는 드물다. 조기 은퇴의 가장 큰 이유는 허벅지 뒷근육 부상이다. 그 뒤를 허리, 무릎 부상이 잇는다. 성별에 따라 주요 부상 부위도 다르다. 남자 선수들은 발목을 주로 다치지만 여자 선수는 무릎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많다. 골반이 넓은 데다 다리 위.아래를 이어주는 뼈의 구조가 남자와 다르기 때문이다. (알레포=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