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지난달 말 현재 1500만명을 넘어섰고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쉬는' 사람들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취업 형편이 어떠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씁쓸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열악한 취업 사정은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 추세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구직(求職) 실패를 거듭한 끝에 취업할 생각조차 포기하고 그저 놀고 먹는 인구만도 160만명에 육박한다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이 같은 취업난은 중산층 기반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마련인 만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일자리 사정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국내경기가 장기불황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데 어찌 청년 실업자들의 직장을 마련해 줄 수 있으며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 같은 유행어들이 사라질 수 있겠는가. 다행히 최근들어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미약(微弱)한 수준에 불과한데다 고용없는 성장이 고착화돼가는 추세여서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인 형편이다. 우리가 누차 지적했듯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선 부진하기 짝이 없는 기업 투자를 되살리고, 외국기업 유치를 더욱 활성화하는 외에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 특히 기업들의 국내투자를 되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우리 기업들은 최근 넉넉한 자금사정에도 불구하고 투자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완연할 뿐 아니라 투자를 하더라도 해외로만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00년 이후 국내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확대되면서 줄어든 일자리만 4만6000개에 달한다는 LG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는 결코 그냥 흘려버릴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적극적인 규제완화,노사관계 안정,고용 유연성 확대 노력 등을 통해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부추기는 데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구축돼야만 외국기업 유치라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일자리 창출만큼 시급한 과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