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2.18 전당대회에서 40대 기수론을 표방하고 나선 김부겸(金富謙) 임종석(任鍾晳) 김영춘(金永春) 후보 3명이 모두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3명의 탈락하는 선거에서 이들이 모두 그 주인공이 된 것. `통합론'을 내건 임 후보나, 대구.경북의 대표주자로서 `4기둥론'을 표방하고 나선 김부겸 후보, 당.정.청 쇄신의 목소리를 강하게 낸 김영춘 후보 모두 조직과 세의 열세를 절감해야 했다. 특히 임종석 의원의 고배에 대해서는 전대 막판 후보간 `짝짓기' 구도의 `희생양'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전대협 의장 출신 다운 열정과 감성적 연설에 더해 대중성까지 과시하면서 차세대 정치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실제로 그는 전대 유세기간 내내 `중도개혁세력 대통합', `정권재창출이 최고의 개혁'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무기 하나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통합론'을 한결같이 주장, 전대 `핫 이슈'로 이끌어 냈 고 호소력있는 연설을 통해 밑바닥 대의원들의 표심을 사로잡으며 쟁쟁한 여타 후보와 어깨를 겨룬 것. 특히 당내 40대 재선그룹과 386세대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는 `역시 임종석'이라는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젊은 대중 정치인'의 또 다른 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386운동권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우리당에 유시민(柳時敏) 복지장관 같은 정치인 뿐만 아니라 대중성을 겸비한 젊은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면서 "이번 전대 최고의 스타는 임종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호남의 소맹주'로 불리는 염동연(廉東淵)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데 대해 당내에서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있는데다 실제로 유세기간 중 통합론이 `호남 지역주의'로 역공을 받는 등 그에 대해 따스한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386 운동권 출신으로 `친(親) 재야파'로 분류됐던 그가 김근태 후보를 돕지 않고 전대에 나선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당내 일각의 흐름도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우리당 창당때 합류한 `독수리 5형제' 가운데 차기 주자군으로 분류돼온 김부겸, 김영춘 후보의 패인은 조직의 열세였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이어져 내려온 대의원들의 성향이 이들과 아직은 이질적이라는 얘기다. 김부겸 후보의 경우 그나마 대구.경북의 대주주인 이강철(李康哲)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전폭적 지지로 14.7%의 지지를 받았지만 김영춘 후보는 특정한 당내 지지세력 없이 단기필마해 최하위로 탈락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