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동네에 패밀리 레스토랑 있니?'


서울시 25개 자치구(區) 주민들 가운데 이 같은 질문에 가장 곤혹스러워 할 구민은 누구일까.


정답은 도봉구 주민이다.


올해 안에 300여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전국에 걸쳐 기업형 패밀리 레스토랑이 급증하고 있지만 유독 도봉구에만 '제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현재 아웃백,빕스,T.G.I.프라이데이스,베니건스 등 10개 패밀리 레스토랑 본사가 운영 중인 매장 수는 총 230여개.


이들 매장의 전국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 절반가량인 118개가 서울시에 몰려 있으며,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에 30개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초구(4개)를 포함하면 강남 일대에만 서울시 전체 매장의 30%가량이 모여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도봉구는 올해 안에도 매장이 생길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외식 사각지대'를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서만동 베니건스 점포개발팀장은 "도봉구 일대엔 이렇다 할 상권이 없다"며 "가구 수는 꽤 되지만 업계에서는 메뉴를 소화할 수 있는 층이 얇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구 중랑구 금천구도 패밀리 레스토랑이 1곳에 불과했다.


전국 9개 도(道) 중에선 제주도가 소외 지역으로 꼽혔다.


물류 및 인력 운용상의 어려움으로 진출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뭍을 건너지 않는 한' 제주도 도민들은 패밀리 레스토랑의 음식 맛을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빕스 관계자는 "골프장 나인브릿지에서 제안을 했으나 정중히 사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청주와 춘천도 제주시를 제외한 8개 도청 소청지 가운데 패밀리 레스토랑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각 천안,원주라는 '뜨는 도시'가 인접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청주의 경우 빕스가 올해 안에 진출 계획을 잡고 있다.


부산시는 20개의 패밀리 레스토랑이 모여 있어 서울시를 제외한 지방 도시 가운데 패밀리 레스토랑이 가장 많이 들어선 지역으로 나타났다.


분당(10개),대구(9개),인천(8개),대전(8개),일산(7개),안양·평촌(7개),수원(7개),광주(4개)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원은 최근 1∼2년 사이 5개 매장이 선보이는 등 신흥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웃백 수원역사점은 월 평균 6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국 점포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화성,오산 등 주변 도시의 택지 개발에 따른 잠재 수요가 풍부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