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원화 절상)를 지속할 경우 한국 경제는 1990년대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7일 성균관대에서 이틀째 열린 '200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양두용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이창용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불균형과 한국경제'란 논문에서 "미국의 '쌍둥이 적자(경상·재정수지 적자)' 문제를 감안할 때 미 달러화 가치는 향후 오랜 기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은 일본의 경우 1985년 체결된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가치가 급격히 절상되면서 수출산업이 위축된 반면 내수산업은 생산성이 낮아 수출산업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해 장기 침체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논문은 한국 역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원화가 급격히 절상될 경우 수출 둔화는 곧 경제 전체의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화 절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면 정부는 재정 지출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도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원화 절상에 대비하려면 서비스업 등 내수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철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