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10조원이 넘는 예보채를 현금 상환,채권 매수 여력이 풍부해졌으나 채권 발행 물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매물부족이 심화돼 채권값은 상승(금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가와 법인들 사이에 국고채 회사채 등 우량채권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최근 한 달 새 만기도래한 11조원의 예보채 중 5000억원만 롤오버(차환발행)하고 나머지 10조5000억원을 상환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현금을 돌려받은 투자자로서는 다른 채권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데 갑작스런 대규모 매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동양투신 김형호 채권운용본부장은 "3~4월에 10조원 정도의 국고채 발행이 예정돼 있지만 당장 자금을 굴릴 데가 없어 물건을 구하느라 아우성"이라고 전했다.


대한투신운용 권경업 채권운용본부장은 "지난 9일 콜금리가 인상된 후 추가 인상여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위기가 채권형펀드의 채권 편입비중 확대로 이어져 매물난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채권형펀드의 채권 편입비중은 연초 89%대에서 지금은 94% 선까지 높아졌다.


채권 확보전이 불붙으면서 시세보다 비싸게 채권을 사들이는 이른바 '언더 매매'도 적잖게 이뤄지는 추세다.


실제로 만기가 2년 정도 남은 데이콤 채권은 시장수익률이 6.1% 선이지만 최근 장외에서 5.8% 안팎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작년 6월 이후 상승 추세를 그리던 금리는 하향안정세로 돌아섰다.


콜금리 인상 이후에도 3년 만기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는 0.15%포인트가량 떨어졌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