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정책을 통해 소득재분배를 달성하자는 논의가 무성하지만 개방화와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한국경제연구원이 지적했다. 한경연은 16일 내놓은 '저성장시대의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저자 곽태원 서강대 교수, 김상겸 연구위원 등 7명)를 통해 "조세정책을 통한 분배불균형의 완화는 감성적으로는 바람직한 정책방향일 수 있지만 분배개선만을 목표로 한 조세정책은 국가경제 전체에 엄청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연 보고서는 "소득관련 세제를 강화함으로써 소득분배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으며 이보다는 과세 기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정책 시뮬레이션 결과 조세부담의 상향조정과 자본에 대한 과중한 과세는 거시경제변수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분배상태를 호전시키는 데도 효과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조세체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모든 부가가치에 대해 단 한번만 과세하되 그 세율은 평율화(flat rate)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현재 과세체계는 노동소득에 대한 과세가 미미한 반면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가 과중한 문제를 지니고 있어 향후 개방화에 따른 자본의 국가간 이동성이 증대되는 상황에 매우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시뮬레이션 결과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을 더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이중소득세(DIT, Dual Income Tax)'나 평율세 도입을 통해 누진도를 완화할 경우 거시경제지표를 의미있는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