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례적으로 국제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사에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1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권태균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한국을 방문한 무디스 평가단과의 연례협의 자리에서 현재 A3 등급인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려줄 것을 강경한 어조로 요구했다. 권 국장은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경제상황이 지난 2002년에 비해 비약적으로 개선됐는데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2002년 3월 이후 4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무디스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망설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작년 10월에 발행한 한국의 외평채 스프레드(가산금리)가 발행 당시 0.93%에서 0.81%로 축소됐다는 점, 한국 증시가 지난해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 등을 내세워 국가등급 상향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남북관계 역시 개성공단 조성 등을 통해 화해와 협력 분위기로 돌아선 만큼 신용등급 상향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은 마지막으로 "한국 경제 펀더멘털은 A3 수준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나라는 물론, 일부 AA 수준 국가보다도 견실하다"며 "분쟁 상태에 놓여있는 국가가 AA 등급을 부여받은 상황에서 한국 국가 신용등급이 A3 머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무디스 관계자들은 권 국장의 설명을 경청하면서 국가 신용등급 결정시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참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작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올렸고, 피치 역시 A에서 A+로 한단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무디스는 2002년 3월 A3로 등급을 두 단계 상향 조정한 이후 등급전망만 세차례 변경했다. 무디스 방문단은 이날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방문한 데 이어 16일에는 통일부와 한국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를, 17일에는 외교통상부와 국방부, 한국개발연구원(KDI)등과 협의를 가진다. 무디스는 또 당초 일정을 변경 국내 여.야 정치권과의 만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